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 3월 박 선수를 인천시청 소속으로 영입하면서 수영 꿈나무 육성·발굴을 위한 재단 설립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새로 건립한 수영장 이름은 '문학 박태환 수영장'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도핑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재단 설립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단 설립을 위해서는 기업체 후원이 필요한데 박 선수가 도핑 파문에 휩싸이다 보니 후원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시 안팎에서도 '재단 설립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기류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선수의 이름을 딴 '문학 박태환 수영장'의 명칭에서 '박태환'을 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가 도핑 파문을 일으킨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거리인데다 예상보다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지약물 투약을 박 선수가 자발적으로 원한 것이 아니라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결론 날 가능성도 있고 박 선수가 한국 수영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점에서 수영장 명칭까지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시의 한 관계자는 "문학 수영장 명칭변경 문제는 현재 계획된 것은 없다"면서도 "검찰 수사 등의 추이를 좀 지켜보고 나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수사 결과와 여론 추이 등을 감안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도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 선수가 투약했던 남성호르몬제는 종류를 막론하고 그 자체로 금지약물이며 이는 스포츠계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남성호르몬제를 맞았지만 금지약물이 들어 있는 줄은 몰랐다"는 박 선수 측의 해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한 관계자는 "남성호르몬제 기능이 있는 약물은 전부 금지약물에 해당한다"며 "위원회에서는 이런 사실을 선수들에게 교육·홍보하고 있고 스포츠계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금지목록 국제표준에도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한 동화작용제는 S1등급으로 금지목록 순위 맨 앞에 명시돼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도핑 테스트를 수행하지 않아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박 선수가 문제의 주사가 남성호르몬제인 것을 알았다면 금지약물인 사실 역시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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