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14일 현대증권 지분 1,100만주(4.74%)를 거래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나티시스은행에 매도했다. 전체 매각금액은 850억원 규모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현대상선(011200)과 맺은 신용파생금융상품 TRS(Total Return Swap)의 계약이 지난해 말 종료된 데 따른 조치"라며 "13일 현대증권의 종가 7,360원을 적용해 14일 장 개시 직전 나티시스은행에 지분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이 이번에 매각한 주식은 2011년 현대증권이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발행한 우선주다. 의결권이 없는 일반적인 우선주와 달리 보통주처럼 의결권이 붙어 있던 것으로 이달 13일 보통주로 전환됐다.
현대증권은 2011년 말 5,9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NH투자증권과 자베즈파트너스는 당시 발생한 실권주를 인수하면서 현대상선과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파생상품 TRS 계약을 맺었다. 이후 현대상선은 2012년 9월 NH투자증권과 TRS 계약을 조기 정산하면서 NH투자증권의 현대증권 지분을 교보증권에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블록딜에 대해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매각을 앞두고 백기사 역할을 해오던 나티시스은행으로 우호지분을 옮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나티시스은행은 그동안 현대그룹이 경영권 위험에 노출될 때마다 백기사 역할을 해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과의 계약 종료로 현대증권의 우호지분이 시장에 나오자 현대증권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우호지분 보호 차원에서 백기사를 동원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나티시스은행은 최근 현대증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9만5,876주(4.06%)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