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WTO농업협상, 선진-개도국 대립양상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협상과 관련해 지난 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잠정 합의안을 내놓자 이번에는 중국과 브라질 등 개도국이 이들 합의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 농업협상이 선진국과 개도국간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튜어트 하빈슨 WTO 농산물협상 의장은 미ㆍEU의 절충안에 이들 개도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 새로운 수정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미국과 EU의 반발이 거세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146개 WTO 회원국 각료들은 오는 9월 10일부터 멕시코 칸쿤에 모여 그 동안의 협상 전반에 대한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하는 동시에 쟁점 사항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 중국과 인도ㆍ브라질을 포함한 13개국이 지난 20일 WTO 회원국 비공식 대사급 협의에서 미국과 EU가 지난 주 잠정 합의한 내용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담은 공동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한국과 스위스ㆍ아이슬란드ㆍ타이완ㆍ리히텐슈타인 등 5개국도 이날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제안서를 공동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등 13개국은 이날 제안서에서 미ㆍEU의 절충안에 들어가 있는 관세감축안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한정돼야 하며 개도국에는 우루과이라운드(UR) 방식과 특별 대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보조금과 수출보조금의 경우 미국과 EU가 절충안을 통해 마련한 것보다 삭감 폭을 대폭 확대하든가, 아예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3개국에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타이 등이 속해 있다.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역시 관세감축과 관련해 UR방식 외에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공동 제안에 대해 미국과 EU 회원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협상 관계자는 “개도국들의 새로운 제안은 지난 주 EU와 도출해 낸 합의안의 기본 틀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칼 EU 협상 책임자 역시 “왜곡된 농업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국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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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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