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일컫던 용산개발보다 10배나 큰 규모도 엄청나거니와 사업 좌초가 400억원의 자본금을 조달하지 못해 비롯됐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 애초부터 인공도시는 신기루였던 게다. 총사업비가 우리나라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는 것은 장밋빛 일색이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에잇시티 측이 국제소송 운운하며 압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는 2030년까지 순차 투입될 사업비라지만 고작 400억원에 이르는 최소자본금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개발독점권을 보장해달라는 주장은 억지나 다름없다.
인천경제청이 소송 부담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후유증이 걱정이다. 지난 2007년 협약을 맺은 후 6년 가까이 시간만 질질 끌어온 사이 3,000여명에 이르는 지역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토지보상금을 기대하던 주민들은 빚을 내기도 했다. 부동산 거품에 기댔던 용산개발 좌초 전례의 판박이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른 1차적 책임은 인천시의 과욕에 있다.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은 외자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에잇시티 개발 예정자인 독일계 캠핀스키와 불리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그동안 추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반대하면서 기존 구역도 개발거품을 빼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인천시가 주민피해 최소화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지만 자체에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전락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