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유럽위기 불똥 튀어 펀드런 올라"… 美, MMF 규제 강화 추진

자본충당금 높이고 인출 제한… 순자산가치 변동 정기적 제시<br>"비용 증가로 수익률 저하 우려" 업계선 SEC에 반대의견 제시


유럽은행들의 단기자금 창구역할을 해온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제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MMF는 정부가 보장하는 은행 예금만큼이나 안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를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명백하게 인식시키는 한편 위기상황에 대한 펀드의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SEC의 방침은 유로존의 채무위기와 연관돼 MMF에 대한 예방주사를 미리 맞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졌을 때 이 회사의 기업어음(CP)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MMF인 리저브프라이머리펀드(Reserve Primary fund)의 순자산가치(NAV)가 원금기준인 1달러를 밑돌게 되면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바 있다. 당시 '펀드 런(fund rn)'이 발생해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미 재무부는 2008년 9월19일을 기준으로 이날 이전에 가입한 MMF에 대해 원금을 보장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후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이 경우를 포함해 지난 71년 MMF가 등장한 이후 MMF의 NAV가 1달러를 밑돈 것은 모두 세 번 발생했다. 메리 샤피로 SEC위원장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증권산업 금융시장 컨퍼런스"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MMF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SEC의 제대 개선 방향은 크게 두 가지. 먼저 MMF가 손실에 대비해 자본을 더 쌓도록 하고, 투자자들의 자금인출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금 보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상을 깨트리도록 펀드들로 하여금 일반 뮤추얼펀드처럼 NAV를 주기적, 가변적으로 제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샤피로 위원장은 "MMF의 NAV가 안정적으로 1달러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원금보장을 맹신하고 있는데, 이것은 위기의 첫번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SEC의 시도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미 재무부는 환영하고 있다. 이들 금융당국은 뱅크 런(bank run)과 같은 대량 인출사태가 MMF에서 발생하고, 은행들의 단기자금 창구 구실을 해온 MMF의 역할이 일시에 위축될 경우 패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 채무위기가 심화되자 MMF가 손실을 막기위해 유럽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우저를 줄였고,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유동성문제가 불거지면서 MMF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역할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MMF가 태동한 지난 1970년 대부터 FRB는 이 시장이 폐기돼 자금들이 자신들이 감독하는 은행들에 예치되는 것을 원해왔다는 업계 관계자의 반응을 전했다. 업계는 물론 MMF에 규제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예금에 비해 상대적인 강점이었던 수익률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페드레이티드 인베스터의 크리스토퍼 도나휴 최고경영자(CEO)는 "가변적인 NAV를 공개하게 되면 자산의 상당부분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시장의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기관들을 대표하는 금융서비스라운드테이블은 지난7월 MMF의 NAV를 가변적으로 측정토록 하는 방침에 대해 SEC에 반대의견의 서한을 보냈다. 피틸레티의 머니마켓 헤드인 로버트 브라운은 "정부로부터 도움을 기대하거나 요구할 일이 없을 것"며 "규제당국자들이 불안하게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머니마켓 펀드 규모가 최고 정점에 비해 3분1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헤지펀드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클 정도로 비대한 점을 근거로, 금융위기에서 쏠림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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