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M&A=먹튀는 옛말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운영하던 초기 기업 와플스토어가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운영하는 나무인터넷에 피인수됐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그러자 조지훈 와플스토어 대표의 트위터에 이 소식을 축하하는 주변 사람들의 멘션이 줄을 이었다. 초기 기업이 지닌 기술과 인력의 가치가 꽃피울 곳을 찾았다는 이유에서다. 인수합병(M&A)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처럼 호의적인 데 대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기업을 가업(家業)'으로 여기는 한국 특유의 문화에서 벗어나 M&A가 회사를 위한 선택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일반 대중들은 아직까지 M&A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피인수 기업에 '먹혔다'는 원색적 표현까지 들먹이며 경영사정에 의구심을 가진다. 회사를 매각해 큰 돈을 번 기업가에 영락없이 '먹튀'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기업은 '기업사냥꾼'취급을 하기 일쑤다. 하지만 중소ㆍ벤처 업계에서 창업 활성화와 기술혁신을 위해 M&A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피인수 기업의 기술이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며 인수 기업은 기존 사업 영역과 새로운 기술을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안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한 구글(Google)의 성공은 M&A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안드로이드가 개발한 동명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는 M&A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OS가 됐으며 구글 역시 모바일 영역의 새로운 거인으로 우뚝 섰다. 아울러 창업자는 M&A를 통해 그동안 창출한 무형의 가치에 대해 정당한 '성공보수'를 지급받는다. 기술 개발부터 상업화까지의 과정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실패의 쓴 맛을 맛보던 시절과 달리 성공적 M&A를 통해 창조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종잣돈을 확보한 기업인들은 제2의 창업을 하거나 후배 기업인들을 위한 엔젤 투자자로 변신해 창업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야만 존재할 수 있는 기업들에 큰 부담이다. '창업의 천국'실리콘밸리 뒤에는 활발한 M&A가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우리도 이제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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