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업들 '엘 시스테마' 운동 활발

저소득층 어린이에 악기 제공·연주법 교육<br>동서식품·이건창호 등 문화 양극화 해소 앞장

첼리스트 정명화(오른쪽) 교수가 13일 동서식품이 마련한 마스터클래스에서 태화오케스트라 청소년 단원들에게 직접 첼로를 지도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동서식품

"평소에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인 정명화 선생님을 만나게 돼 정말 설레고 기분이 좋았어요.일년 전에 바이올린을 하다가 첼로를 보고 바꿔서 배우게 됐는데 오늘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대전지역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로 이뤄진 태화오케스트라단의 손어진(13) 학생은 13일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 교수와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동서식품이 문화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정명화 교수가 태화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직접 지도해주는 마스터클래스였다. 정 교수는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음악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맥심 사랑의 향기'라는 문화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지난해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를 선정, 대강당 무대 시설 및 악기 구입을 후원했으며 창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는 대내외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올 2월에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성황리에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불우한 어린이에게 악기를 제공하고 연주법을 가르쳐주는 한국판 '엘 시스테마'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베네수엘라 음악가이자 경제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창안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는 1975년 카라카스 빈민가에서 빈곤층 아이들의 교육과 재활을 위해 전과 5범의 소년을 포함한 11명에게 사재를 털어 악기를 사주고 연주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난 35년간 30만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배출해냈다. 아브레우 박사는 올해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로 21년째 문화 혜택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이건 음악회'를 진행해온 이건창호는 올해는 오는 21일 부산 소년의 집 관현악단, 24일에는 시작장애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주자가 레슨 기회를 제공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해부터 '음악영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된 음악 영재들을 발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1호로 선정된 김종윤(한국예술종합학교 4년ㆍ21) 군은 지난해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콩쿠르대회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대회 2위를 수상한 피아니스트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난청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김 군의 얘기를 들은 방일석 대표가 후원을 자청하면서 올림푸스는 매월 정기 후원금 지원과 함께 지난 4월 개관한 올림푸스홀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병권 한국메세나협의회 사무처장은 "기업들의 문화 나눔은 저소득 계층의 문화 양극화를 해소하고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유소년들이 창의력과 잠재력을 일깨우도록 돕는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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