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드비어스 제국 종말… 다이아몬드 시장 '춘추전국시대'

오펜하이머 가문, 경영서 손 떼<br>리오틴토·알로사 등 진출 잇따라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지난 한세기 동안 전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90% 가량을 공급해 사실상 업계 독점기업으로 군림해온 드비어스의 광고 문구다.

드비어스는 1888년 창업 이래 100여년에 걸쳐 다이아몬드의 유통량과 가격을 결정해왔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오펜하이머 가문의 다이아몬드 제국 전성시대가 종말을 고했다. 오펜하이머 가문이 드비어스 경영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오펜하이머 가문의 투자회사인 ' 오펜하이머&선 인터내셔널' 드비어스 지분 40%를 51억 달러에 글로벌 광산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그간 드비어스의 위세에 눌려 있던 경쟁업체들은 새로운 다이아몬드 광산을 잇달아 개척하면서 바야흐로 다이아몬드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열고 있다.

호주의 BHP빌리턴과 리오 틴토, 러시아의 알로사 등 글로벌 광산업체들은 아프리카와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 노다지를 캐내고 있다. 러시아와 캐나다는 이미 보츠와나에 이은 세계 2, 3위의 다이아몬드 생산국으로 급부상했다.


다이아몬드 시장에 광산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그 동안 정체돼있던 다이아몬드 소비가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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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상하이 다이아몬드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중국의 장식용 다이아몬드 수출입 총액은 매년 20% 가까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드비어스의 파리지점 매출 중 3분의 1은 파리를 방문한 중국인에 의해 이뤄졌다.

자원 개발업체인 앵글로아메리칸의 드비어스 인수도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다이아몬드 소비가 급증하는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앵글로 아메리칸의 최대주주 가운데 한 명이 중국 공산당원 가운데 최초로 재벌 반열에 오른 래리 융이라는 점도 중국의 다이아몬드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과감히 다이아몬드를 버린 오펜하이머 가문은 역설적으로 아프리카의 광물 개발과 농업·소비재 부문으로 눈을 돌렸다.

FT는 니키 오펜하이머 드비어스 회장의 말을 인용해 "오펜하이머 가문은 드비어스에서 손을 떼는 대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손을 잡고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아프리카의 농업부문과 소비재 부문, 일부 광업부문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펜하이머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업 기회, 즉 광물사업과 농업부문 투자를 강화한 것"이라며 "아프리카 내에서 좀 더 '활기찬 역할(exciting role)'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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