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6월 18일] 중국의 그리스 투자

최근 그리스 경제와 관련한 큰 사건 소식 두 가지가 들려왔다. 하나는 무디스가 그리스 국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정크본드)으로 강등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 그리스와 투자협정을 체결한다는 소식이었다.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전자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후자에 눈을 돌려야 한다. 무디스가 그리스의 국채 신용 등급을 4단계나 떨어뜨려 시장에 경고음을 울린 것은 타당한 행동이었을까. 오히려 그리스의 전망은 몇 달 전보다 더 밝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 집행부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그리스에 자국 금융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 1ㆍ4분기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금까지 IMF의 재정감축 프로그램을 잘 따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다행히 신용 평가사들이 매긴 등급에 따라 좌우되던 금융정책을 벗어나 금융 시장에서 그리스 국채를 처분하기보다는 부지런히 사들였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몸을 사렸던 투자자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특히 현금이 풍부한 중국 당국이 이미 올 1월 그리스에 투자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개월간의 재정위기 이후 그리스 자산은 오히려 투자할 가지가 충분한 자산으로 평가 받고 있다. 솔직히 중국은 그리스의 국채보다는 민간 영역에서의 인프라 투자를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는 중국에 퇴짜를 놓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민간 투자는 재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자금조달을 도울 뿐만 아니라 그리스 국민들에게는 재정 감축의 고통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 성장을 뒷받침하고 공공부채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만약 중국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로 그리스 정부가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다면 더 신속하게 부채를 탕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이 투자한다고 해서 부채를 단번에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투자는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올 1월만 해도 중국이 그리스에 투자한다는 소문이 나돌자 그리스 당국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그리스가 비참해지지 않도록 중국의 투자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마치 IMF 구제금융이 발표됐을 때 반감을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현재 그리스는 중국과 같은 후원자를 확보한 덕분에 패닉 상태에서 빠져나와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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