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계에 따르면 SC은행은 최근 임금단체협약을 끝마치고 특별퇴직을 실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 20일 전산 및 여신지원 등 본점 후선 지원 인력 100여명에게 특별퇴직 대상 선정 사실과 1개월짜리 연수프로그램 참여를 통보했다. 특별퇴직 대상에는 부서장급을 비롯해 과장·대리급도 포함됐다.
사측은 이들 인력이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타부서로 이동할지,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날지 결정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노사가 합의한 퇴직금 기준을 보면 준정년퇴직 대상자(만 58세 이상)는 최대 27개월치 급여가 주어지며 미대상자는 최대 30개월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사측은 당초 준정년퇴직 대상자에게 최대 24개월치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혜택을 늘렸다.
여기에 노사 양측이 퇴직일을 1월로 합의함에 따라 특별추가지급금이 주어진다. 지난 2011년 명예퇴직 때는 퇴직일이 12월31일이어서 특별지급금이 없었다.
문제는 이번 특별퇴직 프로그램이 사실상의 해고로 간주된다는 사실이다.
SC은행은 최근 2년간 꾸준히 본점 슬림화를 실시해왔는데 이번 후선 인력에 대한 특별퇴직은 본점 슬림화의 마지막 단계다. 쉽게 말해 이들 인력이 본부 내 다른 부서로 이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이들이 잔류를 선택한다면 갈 곳은 영업채널뿐이다. 하지만 영업채널 역시 2년간 진행된 영업채널 강화 및 직원 구조조정 등으로 이미 인력 재배치가 끝났다. 사측은 이들에게 잔류 또는 특별퇴직이란 2개의 옵션을 제시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퇴직밖에 없는 셈이다.
한 SC은행 노조원은 "상품개발이나 마케팅 관련 인력의 경우 업무 연관성이 있어서 현장영업을 한다손 치더라도 전산 같은 후선 인력들은 영업업무가 본인들도 버거울 뿐 아니라 영업채널 쪽에서도 인력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회사를 떠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SC은행은 본점 슬림화가 끝나는 대로 내년 1월에는 본부 이외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SC은행은 2011년 명예퇴직을 실시해 8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