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코리아 우리가 앞당긴다] 일진디스플레이

공격경영으로 매출 2년새 11배 뜀박질<br>기술력 바탕 제품개발 투자<br>태블릿PC 시장 급성장 타고 신사업 진출로 신성장동력 확보

일진디스플레이의 평택공장 직원들이 태블릿PC에 쓰이는 7인치 터치스크린을 출고 전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진디스플레이


"공장 외형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한다." 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2009년 3월 취임하면서 던진 일성이다. 심 사장이 취임 당시 받아든 일진디스플레이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2008년 매출 99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였다. LED용 사파이어웨이퍼를 생산하는 결정성장사업부는 4년 연속 적자, 터치스크린 사업부 매출은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하면서 월 5억원 수준이 전부였다. 직원의 사기도 당연히 바닥이었다. 그로부터 2년 여 시간이 흐른 지금, 일진디스플레이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매출은 지난해 1,139억원으로 11배 이상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완전한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놀라운 변화의 배경에는 심 사장의 공격적 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심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회사에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방향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투자였다. 그는 취임 한달 만에 LED용 사파이어기판 생산시설을 늘리고 터치스크린 시제품 개발에 100억원 가량을 과감히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실적은 비록 적자였지만 사파이어웨이퍼에 대한 기술개발이 꾸준히 이뤄져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었던 데다 터치스크린 사업도 에이터치 인수로 기반이 마련된 상태였다"며 "투자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성과는 사파이어웨이퍼 분야에서 먼저 나타났다. 사파이어웨이퍼는 LED칩의 주요 소재가 되는 것으로 사파이어 잉곳을 절단해 만든다. 잉곳을 공급받아 웨이퍼를 만들면 다시 에피웨이퍼로 단계를 거친 후 LED칩이 되는 생산 구조다. 2009년 LED TV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진디스플레이어 사파이어웨이퍼 수요는 자연스레 늘어났다. 시제품을 바탕으로 LED TV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를 감행한 것이 주효한 것. 일진디스플레이는 이미 일진다이아몬드의 사업부 시절이던 2002년부터 사파이어웨이퍼를 생산해 기술력은 확보한 상태였다. 사파이어웨이퍼 사업부의 매출은 2008년 61억에서 2009년 226억원으로 3배 이상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는 터치스크린패널이 성장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2008년 에이터치를 흡수합병하면서 터치스크린패널 시장에 진출했다. 인수 당시 제품은 저항막방식으로 내비게이션용 제품 공급이 전부였다. 심사장은 앞으로 터치스크린 시장은 정전용량방식의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하고, 시설투자와 인력충원에 힘을 쏟았다. 기술적 수직계열화가 핵심이었다. 터치스크린패널의 핵심부품인 센서부터 모듈까지 이르는 모든 공정을 자체기술로 이뤄냈다. 주요공정과 기술의 일부라도 외부에 의존할 경우 외부 변수에 취약해지는 만큼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일진디스플레이의 투자는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을 선두로 태블릿PC시장까지 열리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08년 36억원이던 관련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42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사파이어웨이퍼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 속에 새로운 터치스크린 패널이라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성장세에 맞춰 최근 터치패널 분야 추가투자를 단행했다. 총 63억원을 투자해 월 35만개 수준의 태블릿PC용 생산라인의 생산능력을 월 70만개로 끌어올리고 모바일용 3.5인치 소형 제품 생산능력도 월 60만개에서 100만개까지 높였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올해 역시 연구개발 및 안정적인 품질 확보에 힘쓰면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일진디스플레이의 올 매출을 3,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만한 성장세다. 심 사장은 "LED용 사파이어웨이퍼가 턴어라운드와 회사 성장의 씨앗 역할을 했다면, TSP 사업은 회사성장의 양분과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변화에 맞는 기술개발과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분야 생산량 늘리고 공급처 다양화 주력

지난해 터치스크린패널 분야에서 급성장을 이룬 일진디스플레이는 올해 관련 제품 공급확대는 물론 공급영역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널 크기에 따른 제품 종류는 물론 공급처 역시 다양화 될 전망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정전용량방식의 터치패널을 개발해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에 7인치 제품을 첫 공급했다. 이후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용 터치스크린 공급을 시작해 태블릿PC일변도에서 벗어났다. 특히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유명 휴대폰 제조업체에 스마트폰 용 터치스크린을 공급할 계획이다. 터치패널 포트폴리오가 해외로 확대되는 셈이다. 태블릿PC 공급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삼성의 태블릿PC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후속 모델용 터치스크린 패널로도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분야 공급이 시작되면서 생산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면서 평택 생산시설의 일손이 부족할 정도"라며 "지난 2월 3.5인치 제품의 생산량을 월 100만개에서 300만개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연말까지 일진디스플레이의 3.5인치 제품 생산량이 5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터치스크린 채택 휴대폰 수량은 올해 4억2,00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억대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블릿PC도 올해 6,600만대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강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요기기의 성장세도 가파른 상황"이라며 "일진디스플레이는 센서에서 모듈까지 터치패널 생산공정을 모두 자체 진행하는 만큼 경쟁사보다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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