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자산운용사의 펀드 라인업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설정된 해외채권형 펀드는 124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중 해외하이일드채권펀드가 51개나 출시돼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해외하이일드채권펀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3개, 23개를 새로 내놓는데 그쳤다. 이들 펀드에 투자하는 증권사 랩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I'M YOU) 랩-채권펀드'는 판매 4개월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고, 동양증권의 'MY W 007 Bond Plus Wrap'에는 판매 40여일 만에 5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최근에는 채권형 펀드로 자산배분을 노리는 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해외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펀드 5개를 대거 출시했고, 피델리티 자산운용도 미국·유럽·아시아의 하이일드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피델리티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를 선보였다.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상무는 "고성장ㆍ고금리 시기를 지나 저성장ㆍ저금리 시대로 진입한 데다 주식시장은 장기간 횡보 중"이라며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인플레 헤지 상품에 관심이 몰리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해외 채권형펀드 인기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