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가 온스 당 2,000달러를 향해 치닫는 금값에 대해 "거품이 심각한 상태"라는 경고를 내놨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비니 교수가 최근 일반에 공개된 투자자 회람 보고서를 통해 "금 가격에 거품이 심하며 폭락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루비니 교수는 "금은 야만적 시대의 유산이자 새로운 버블"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최근의 급격한 강세장을 설명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에서 루비니 교수는 "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타당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심각하게 저하될 경우"라며 "하지만 이는 심각한 수준의 재정적자가 오랫동안 유지될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도 근거있는 논지지만 이번 랠리를 설명할 만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금값 수준은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상황에 빠져들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전 세계가 '더블 딥' 침체에 빠진다고 해도 금보다는 캔 같은 비상식량이나 석유 같은 다른 상품에 투자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위기 이래 석유와 주요 금속 등 원자재와 같은 자산이 한동안 폭발적인 상승세를 경험했으나 버블붕괴 뒤 이내 한풀 꺾인 바 있다.
팀 본드 바클레이즈 캐피탈 글로벌 자산분배부문 대표도 "현 금값에서 고유의 펀더멘털적인 논거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며 매각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에 배팅하고 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투자전략가는 "미국의 인플레 가능성과 이자율이 중장기 금값을 결정할 것"이라며 금 값이 향후 12개월 내 1,350달러, 2011년에는 1,4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스버트 그론웨겐 실버애로우캐피탈 운용책임자도 "정부 부양책이 철회된 이후에도 금융시스템이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유지할지가 문제"라며 "금은 다른 자산이 횡보할 때에도 움직이는 특징이 있어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