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장정보업체 마킷(Markit)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CDS 프리미엄은 15일 종가 기준 46.24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일종의 보험성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도에 비례해 가산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낮은 CDS 프리미엄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낮음을 뜻한다.
올해 초만 해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등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유가 급락세가 안정을 되찾고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경제지표 호전으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월 후반부터 하향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면서 부도 위험도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도 위험도 하락세는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어져 한층 주목된다.
지난달 말 이후 독일 채권가격 폭락(채권금리 상승)으로 촉발된 국제 국채금리 급등으로 주요국 채권금리는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도 글로벌 금리 동조화와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확대의 여파가 겹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경제적인 기초여건보다는 수급 요인, 투자자 인식, 심리 변화만으로 크게 반응하는 등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불안정한 채권시장 흐름 속에서도 4월 말 이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2013년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친 ‘버냉키 쇼크’ 직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60bp대에서 111bp로 급등하는 등 취약성을 드러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말 이후 30bp 중반대에서 후반대로 상승한 것과도 다른 양상이다.
유로존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경제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어 부도 위험의 하향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욱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최근 한국 CDS 프리미엄의 하락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외 건전성이 견실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