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환갑잔치 대신 학술강연 듣는 메르켈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가인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17일(현지시간) 환갑을 맞았다.


DP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떠들썩한 잔치 대신 진지한 학술강연을 들으며 조용하게 60회 생일을 기념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베를린의 집권 기독교민주당(CDU) 당사에서 위르겐 오스터함멜 독일 콘스탄츠대 교수를 초청해 '과거:역사의 파노라마를 넘어'라는 주제로 한 역사강연을 듣는다. 메르켈 총리는 지인 1,000여명과 함께 청강한 뒤 와인과 맥주로 환갑을 자축할 예정이라고 독일 매체들이 전했다. 그는 지난 2004년 50세 생일 때도 뇌과학 분야의 권위자를 불러 지인들과 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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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은 이 같은 메르켈 총리의 진지한 면모가 독일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라고 풀이했다. 여론조사 기관 포르자는 16일 메르켈 총리와 그의 경쟁자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회민주당(SPD) 당수가 맞붙을 경우 메르켈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유권자의 응답이 59%에 달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또 다른 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디맙도 메르켈 총리의 국정운영 만족도가 71%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독일 유력 매체 슈피겔은 "60회 생일은 메르켈 총리가 콘라드 아데나워와 헬무트 콜에 이어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총리에 올랐음을 기념하는 중요한 날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5년 총리 선출 이래 세 번째 임기에 들어선 메르켈 총리는 뚝심 있는 보수 대연정으로 국내 정국을 안정시켰다. 또 유럽을 강타한 재정위기의 와중에 독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유럽 경제를 수렁에서 건지는 데 앞장서면서 명실공히 유럽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이미지 덕분에 '무티(Mutti·독일어로 엄마라는 뜻)'라는 애칭도 붙었다.

한편 슈피겔은 독일 정부의 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그가 오는 2017년 3선 임기가 끝나기 전에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화제를 낳고 있다. 조기 사임 후 유엔 사무총장이나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두 직책 모두 2017년 초 차기 혹은 차차기 임기를 시작하며 순번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직은 유럽의 몫이다. 만일 조기 사임이 현실화할 경우 메르켈 총리는 전후 첫 자진 사임하는 독일 총리라는 기록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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