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느닷없는'컨테이너 봉쇄'에 출퇴근길 교통지옥

"경찰 너무 오버…" 시민들 분통

회사원 서모(40)씨는 10일 인사동 한정식집으로 잡혀있던 거래처와의 저녁 약속을 이날 아침에야 부랴부랴 취소했다. 아침 출근길에 벌어진 교통 체증을 보고 저녁에는 최악의 교통지옥으로 번질까 우려해서다. 사상 최대의 촛불집회 인파가 몰린 10일. 서울 시내는 이른 아침 출근길부터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직장인들의 무더기 지각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인근 초등학교는 단축수업을 실시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뤄야 했다. 광화문 근처 KT 빌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성모(31)씨는 “평소보다 일찍 나섰는데도 회사에 1시간 넘게 지각했다”고 분통을 터트리며 “군부독재 시대도 아니고 경찰이 ‘오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찰은 새벽에 촛불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사전 통보없이 광화문 세종로 일대를 컨테이너 박스로 봉쇄하면서 출퇴근길 교통이 막혀 사상 최악의 교통대란을 연출했다. 세종로의 컨테이너 박스는 조선시대에 적들을 막기위해 성밖에 성을 쌓은 모습이나 다름없었다. 광화문 일대를 지나가던 한 외국인들이 이를 구경하면서 매우 신기해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한가운데에 난데없이 컨테이너 박스가 육중하게 깔려있는 모습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기 때문. 이날 시위로 서울시청이나 청계천 인근 주변 식당에는 저녁 모임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달았다. 다음날 새벽까지 거리 행진 등 촛불 집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회 틈바구니에 갇혀 오가지도 못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서울광장 인근 파이낸스 센터 지하에 있는 한 외국음식점 관계자는 “저녁 예약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데다 그나마 있던 예약 손님마저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울상을 지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단축 수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중구 정동에 있는 덕수초등학교는 이날 5교시 수업이 예정된 1~3학년과 6교시 수업을 실시하는 4~6학년 모두 4교시 수업을 마치고 정오에 귀가시켰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이 촛불시위의 혼잡을 피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통보하고 단축수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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