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뉴삼성 2006] <중> 기업모델도 바꾼다

'존경받는 1등'으로 대대적 변신<BR>사회공헌·고용 확대 등 기업시민 역할 강화<BR>구조본 축소등 '황제식 경영' 대수술 예고…지배구조 개선 '해법 찾기'도 적극 나설듯


삼성이 밝힌 ‘반삼성 대책’의 핵심은 ‘혼자 달리는 1등에서 모범이 되는 1등’으로 기업모델을 바꾸는 것. 이건희 회장은 지난 주말 귀국하면서 “1등 하는데만 신경쓰다 보니 국내에서 비대해져 느슨해진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의 경영관행에 대한 반성이자, 바로 이 삼성식 경영모델을 바꾸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삼성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일류 기업은 매출과 수익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글로벌 일류 라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존경 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삼성식 기업모델이 글로벌 일류 기업의 모델로 인식될 때 삼성은 비로소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한국식 기업모델을 만든다=삼성이 벤치마킹하는 해외 기업을 꼽으라면 미국 최고의 백화점인 노드스트롬과 스웨덴 최대재벌인 발렌베리 그룹. 노드스트롬의 엄격한 통제가 삼성식 시스템 경영을 만들었다면 반삼성 정서에 상처 받은 삼성이 찾아야 할 모델은 발렌베리 그룹이 꼽힌다. 발렌베리 그룹은 에릭슨, 사브와 같은 굴지의 기업을 거느린 재벌로 스웨덴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집중된 집단이다. 규모의 차이일 뿐 발렌레리 그룹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다수의 국내 1등 기업을 거느린 삼성그룹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는 삼성이 반삼성정서에 시달리고 있을 때 발렌레리 그룹은 스웨덴 국민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다는 점이다. 발렌베리 그룹에 대한 존경의 배경에는 발트셰바덴 사회대협약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내놓은 이익금의 85%의 법인세납부와 고용창출 및 기술개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반삼성 대책은 외양으로 볼때 발렌레리 그룹의 조치들과 유사하다. 8,000억원의 사회기금 조성, 사회공헌활동 강화, 고용ㆍ투자 확대 등 기업시민으로 삼성의 역할을 강화했다. 옆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새로운 삼성의 기업모델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황제식 재벌경영 구조 변화할 듯= 삼성이 새롭게 만드는 기업모델은 기업시민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과 함께 그 동안 ‘황제식 경영’이란 비판을 받았던 구조조정본부의 축소 및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법무실을 제외하고 인원축소 등을 고려하지 않는 다고 하지만 반삼성에 대한 해법은 결국 구조본에 칼을 대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이란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계열사 독립경영 강화도 삼성이 새롭게 내놓은 기업모델이다. 보도자료 하나를 내도 구조본과 상의를 해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가 하루 이틀이 아닐 정도로 중앙집중화된 삼성의 의사결정 과정이 이제는 전문경영인을 위주로 한 자율경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부즈앨런해밀턴의 컨설턴트인 타락 후세인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하기 위해선 삼성 같은 그룹이 2개 이상 더 생겨야 한다’는 삼성의 주장은 틀렸다”며 “삼성그룹이 아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의지도 담아야=삼성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업모델에는 얽힌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도 담겨 있다. 당장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어렵지만 금융계열사의 사외이사 역할 강화는 삼성의 새로운 기업모델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환출자의 핵심고리인 금융계열사의 사외이사를 늘리는 것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의 교류를 통해 유지해온 삼성의 지배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을 둘러싼 각종 난제들에 대해서는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4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논의되는 금산법 개정안은 자칫 삼성의 지배구조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또 이재용상무 남매의 부당이득 사회환원과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소송, 삼성차 관련 채권회수소송, 삼성생명의 상장차익배분 분제 등은 삼성이 풀러야 할 난제들이다. 한국식 기업모델을 만들어가는 삼성의 입장에서 지배구조는 어쩔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고 또 해법을 찾아야 하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업종별 지주회사 설립 등도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의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철규 공정거래 위원장은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주가가 너무 높아 쉽지 않다면 업종별로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법이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全 임직원 자원봉사 참여 추진
1인 10만원씩 활동비 지원도

삼성그룹은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임직원 15만명을 모두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직원의 사회봉사에는 1인당 10만원씩 모두 150억원이 활동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임직원의 자원봉사활동은 올 초 신설된 삼성자원봉사단의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이해찬 총리의 형인 이해진 삼성서울병원 부사장을 지난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15만명에 이르는 삼성의 임직원들이 모두 소년ㆍ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장애인 등 지원이 필요한 개인과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 시설과 결연해 자원봉사를 하도록 권장한다는 것이 그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연간 근무시간의 1%(20시간)을 의무적으로 자원봉사에 할애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승진이나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은 취지와 맞지 않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임원에 대해 자원봉사 참여를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다. 사장단의 경우 연간 최소한 한차례 이상 봉사활동에 나서야 하며 전체 임직원의 80% 이상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또 법무실 및 계열사의 변호사들도 무료 변론활동에 나서는 등 전문인력을 활용한 나눔경영에도 모범을 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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