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구난방 개인정보대책 후유증 안보이나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제재 강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고객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고객정보를 제공한 금융기관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국회의원들도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등 10여건의 법률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고 있다. 정보유출 사업자나 이동통신사에 피해입증·피해배상 책임이나 발신번호 조작 문자메시지 차단 의무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하고 안전행정부·방송통신위원회와 산하 기관으로 분산된 개인정보 보호 권한과 기능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집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하자는 법안도 있다.


사상 최악의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가 일어난데다 2차 피해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 만큼 불가피한 현상이다. 관련 법령에 허점이 적잖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야 하니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비난 여론에 편승해 몰아치기를 하다 보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금융·정보통신기술 산업과 기업들만 옥죄는 과잉·졸속 입법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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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야는 단기 처방이 필요하고 이견이 없는 법안만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은 법안들은 전문가·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전문적 고려와 깊은 성찰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치우려 하면 혼란과 후유증이 불 보듯 뻔하다. 속도전이 능사가 아니다.

반면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특별법에 해당하는 신용정보법 등 간에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은 하루빨리 손봐야 한다. 개인정보의 처리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 업무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해 방통위와 안행부로 분산 규율할 실익이 있는지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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