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은행들 일시 숨통…근본 해결책 못돼"

1% 저금리 무제한으로 3년만기 대출 입찰 실시<br>스페인 국채 발행 성공 속 불안감은 가시지 않아


유럽중앙은행(ECB)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21일(현지시간) 사실상 공짜로 돈을 풀기로 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전날 스페인 국채발행이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20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영국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및 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실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21일 1%의 저리에 무제한 공급하는 3년 만기 장기대출(LTRO) 입찰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ECB는 지난 8일 열린 금리결정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FT 등 외신은 이날 첫 입찰에서 상당히 강한 수요가 몰리면서 규모가 2,500억~3,5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재정위기에 처한 이탈리아가 이번 대출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이탈리아 은행들은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을 담보로 3년 만기 대출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CB의 대출은 기본적으로 유로존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FT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들은 내년 한해 동안 7,2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만기가 도래한다.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수익률 안정도 부수효과다. ECB는 자금여력이 있는 은행들이 이번 입찰에 참여해 저리로 대출을 받은 뒤 높은 금리의 국채에 투자할 경우 재정위기국의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려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B의 대출금리는 1%인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현재 5~6%에 달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19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장기대출이 국채매입을 위해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은행들이 ECB로부터 받은 대출자금으로 국채를 매입하거나 자신들이 발행한 은행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전날 실시된 스페인 단기국채 입찰도 성공리에 마쳤다. 스페인 정부는 당초 목표를 초과한 56억4,000만유로 규모의 국채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3개월과 6개월 만기 채권의 국채발행 금리는 각각 1.74%와 2.44%를 기록해 지난달의 5.11%와 5.23%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은행들의 숨통을 일시적으로 틔우는 데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20일 프랑스의 장피에르 주예 금융시장청장이 "(프랑스가) 최고등급을 유지하는 것은 기적"이라고 밝히는 등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또 이날 피치는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디트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하고 이탈리아ㆍ스페인ㆍ프랑스 19개 은행의 신용등급 가능성을 경고했다. 당분간 유럽 금융시장도 하루하루 예측불허의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12년 1월30일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다시 한번 유로존 재정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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