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 유통 대표CEO로<br>비효율 사업 정리·이마트 공격영업 '과감한 결단'<br>업계첫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투명경영 기반 마련



[존경받는 기업·기업인 대상]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기업인 최우수상'선택과 집중' 전략… 유통 대표CEO로비효율 사업 정리·이마트 공격영업 '과감한 결단'업계첫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투명경영 기반 마련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유통실무 경험이 전혀 없지만 유통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CEO’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에 대한 유통업계 CEO들의 평가다. 신세계에 입사하기 전까지 유통업에 근무한 적이 없었지만 구 부회장은 10년이 지나지 않아 한국 유통업의 대표 CEO에 올랐다. 유통을 모르던 구 부회장이 국내 최고 유통 CEO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구 부회장 본인은 “유통업은 입지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자산의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CEO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으며 개인적으로 재무 부문에 밝은 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자평한다. 유통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의 성공비결을 과감한 결단을 바탕으로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 부회장은 99년 신세계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하며 세가지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영업분야에서는 ▦효율경영과 ▦수익경영, 비영업 분야에서는 ▦윤리경영이란 새로운 혁신 과제를 신세계 구성원들에게 선보이며 세계 초일류 유통기업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초기 ‘비효율’과 ‘비혁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에 이은 집중 전략을 취했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종금사 등 비유통 기업들을 정리하고 카드사업부를 한미은행에 매각했다. 이어 그래픽, 디스플레이 관련 부서를 종업원 회사 형태로 분사시키며 유통기업이라는 신세계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다. 78년 역사의 백화점 기업이라는 자존심을 꺾고 기존에 백화점 부지로 매입한 부지를 이마트로 전환해 오픈하는 등 공격적으로 이마트 매장을 늘려갔다. 문어발식으로 확장돼 있던 백화점의 PB(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사업은 청산하는 대신 이마트 부분의 PB 사업은 대폭 강화하는 등 업태에 따른 차별화 정책을 진행했다. ‘프라이스 클럽’을 과감하게 매각해 만든 자금으로 이마트의 신규 부지를 선점하며 이마트의 다점포 확장에 밑거름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월마트코리아를 인수,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 100호점 시대를 여는 등 신세계가 할인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구 부회장의 혁신에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구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신세계의 한 임원은 “몰아치듯이 신세계가 변화했다”며 “구 부회장은 신세계 유통사업의 미래를 할인점에 걸었고 이러한 구 부회장의 결단은 10년이 지난 지금 이마트가 국내 최고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구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신세계로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전략의 무대는 중국. 97년 상하이 취양점을 오픈한 후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2000년 상하이 루이홍점을 시작으로 다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이마트는 상하이, 텐진을 중심으로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2012년까지 매년 10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출점해 중국 할인점 시장내 3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다. 구 부회장은 경영전략의 업그레이드에도 시동을 걸었다. 2003년 유통업계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명 경영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는 “기업의 투명성 제고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역할은 물론 협력회사와의 투명한 거래문화 정착을 통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구 부회장은 신세계는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회사와 공존공영을 추구하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거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상생경영의 의지를 강력히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구 부회장의 의지는 중소기업 초청 상품박람회, 신세계 네트워크론, 협력회사 납품대금 기일 축소, 무반품 계약제도, 협력회사 윤리경영 지원 등의 제도로 실천되고 있다. 신세계의 윤리, 상생 경영의 노력은 정부 및 국내 유수의 기관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아 지난 2003년 납세자의 날에 유통업체로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고 기업윤리경영 최우수 회사(반부패국민연대), 사회봉사활동 우수사례 발표 기업(전경련)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6년에는 대ㆍ중소기업 상생경영 모범 기업으로 선정돼 ‘제3회 대ㆍ중소기업협력대상’ 단체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투명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구 부회장은 유통산업의 미래를 다른 어느 산업보다 밝게 보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 부회장은 “취업할 때 제조업, 금융업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유통업이야말로 생활의 기반인 의식주와 관련된 업종으로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신세계 페이' 윤리경영 대표사례"협력업체서 식사접대 안받습니다" 신세계 계열사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명함 크기의 계산기를 들고 다닌다. 유통업체 직원이니 물건값을 계산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협력업체 등과 식사나 차를 마시고 난 후 본인의 음식 값을 영업비로 계산하라는 의미다. 99년부터 시작된 '신세계 페이'는 구학서 부회장이 강조하는 윤리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소 협력업체들과 접촉이 많은 업종 특성상 기업윤리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한다는 구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구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윤리경영이 근본이 된다. 구 부회장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마트의 급성장도 윤리경영이 발판이 됐다. 실제로 월마트가 이마트에 월마트코리아를 매각할 당시 공개 M&A를 택하지 않은 것도 신세계라면 직원들 고용승계는 물론 마무리 작업까지 깨끗하게 매듭지어줄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신세계가 카드사업을 한미은행에 넘긴 것도 유통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채권 추심 과정에서 고객과 마찰이 불가피하고 비윤리적인 경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차례 지적된데 따른 것이다. 결국 카드사업을 아웃소싱해 당시 2,300억원의 현금이 들어왔고 이를 활용해 신세계는 이마트의 알짜 부지들을 매입할수 있었다. 구 부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신입사원들이 부정을 저질렀다면 모든 책임은 회사에 있다. 장기간에 걸쳐 비리를 순간순간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그 사원은 부정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윤리 경영이라는 구 부회장의 경영 철학 근간에는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라는 '논어'의 안연 편을 자주 인용하는 구 부회장은 사원일 때는 우수사원이 되려고 노력하고 과장일 때는 다른 과장보다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개인은 물론 회사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PL제품 강화 '가격혁명' 승부건다 2017년까지 자체브랜드 비중 30%로 확대 계획 지난해 10월 신세계 이마트의 PL(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제품 강화는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업체에 가격혁명이라는 폭풍을 몰고 왔다. 폭풍의 중심에 서 있는 구학서 부회장에게 PL상품 강화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마트는 PL제품의 가격을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 제품보다 20~40% 낮춰 공급하고 2017년까지 PL 제품의 비중을 최대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에 입점할 때 내는 공동 광고나 판매대 배치에 드는 장려금 및 물류비 명목의 비용을 제품가격에서 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이마트의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가격혁명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까지 확대되며 가격거품을 제거하려는 노력의 단초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힘의 중심이 급속하게 유통업체로 넘어가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의 독자적인 상품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하청업체로 전락시켰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지적됐지만 자금력이나 유통망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판로를 확대하는 도우미 역할을 했다는 긍적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해도 이마트가 가격혁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신년사에서도 "이마트 부문은 PL과 해외 직소싱 상품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협력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독자 상품 개발 및 매입구조 개선에 더욱 주력하여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보다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도 PL제품 강화를 위해 신규로 상품개발본부를 신설하고 부사장급을 본부장으로 앉혔다. PL 전략을 강화해 제2, 제3의 가격혁명을 이끌겠다는 구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인사로 해석됐다. 상품개발본부에서는 상품 개발 업무와 해외상품 구매팀의 역할과 함께 해외 상품 직소싱과 PL 제품 등 신규 상품 개발을 전담한다. 기존에 엄부를 담당하던 상품본부와 대등한 조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본부장 밑에 상무급 임원 2명이 영입되고 직원 수도 1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 기업 氣살리는 축제마당 자리잡아 • LG전자 "고객중심 경영" 1분기 사상최대 실적 • 탁월한 리더십으로 '철강 한국' 다져 • 현대重, 13년째 무분규··· 순익 1조 클럽 올라 • '선택과 집중' 전략… 유통 대표CEO로 • 신한은행, 사회책임·고객만족 경영 높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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