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 적립대상에 고객의 보증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약 8,000억 위안(135조원)에 이르는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여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3차례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이 다음달 5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 적립대상에 보증금 예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보증금 예금이란 은행이 고객에게서 담보용으로 받아 신용장을 개설하거나 제3자에 대한 담보용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지난달말 현재 4조4,415억 위안에 이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현행 지준율 21.5%를 적용할 경우 추가로 9,550억 위안을 인민은행에 적립해야 한다. 다만 인민은행은 은행들의 부담을 감안해 10월초까지 적립금의 20%를, 11월까지 60%를 순차적으로 쌓아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인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시중은행들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자금은 8,000억 위안 가량"이라며 "이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2~3차례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기업의 자금난을 고려해 이 같은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들어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과 6차례의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긴축정책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기업들의 자금사정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 상장회사들은 올 상반기중 이자비용만 394억5,400만 위안의 부담을 떠안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시중 은행들로부터 약 8,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이는 향후 6개월에 걸쳐 지준율을 130bp 인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