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0월 22일] 책장 넘기는 소리가 필요할 때

지난 8월15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날 대통령의 경축사 중 한 구절이 갈수록 새롭다. “건국 60년이 기본적 자유를 얻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60년은 성숙한 자유를 구현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그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건국은 완성될 것입니다.” 이를 풀이해 보면 지난 세월들은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빨리 성장하느냐에 모든 초점을 맞춰 성취한 보람들이었다면 앞으로의 60년은 이러한 외적 성장 위에 보다 내면적으로 한 단계 승화된 선진국으로의 질적인 변화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것이다. 그동안 정신없이 앞만 보고 뛰어 세계 12~13위의 부자 나라가 되기는 됐는데 이제는 좀 더 품격 있고 매력 있는 선진국의 모습으로 질적인 변화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금전지상주의의 졸부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세련되고 품위와 교양을 갖춘 진정한 선진국민으로의 의식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국민 모두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 우선 법질서를 지켜야 할 것이며, 교양이 있고 품위가 있어야 할 것이며, 보다 정직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선진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가 이제는 정말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안의 최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가능했던 모방이 이제부터는 불가능할 것이고 오로지 ‘창의’만이 살 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 창의를 생활화하려면 책을 통한 사고영역의 확충이 가장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 등 인문과학이 뜨고 있는 것도 창의 때문이다. 최근 독서를 통한 색다른 경영 기법인 ‘독서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산책을 통해 이러한 지식을 지혜로 한 단계 승화시키자는 ‘책과 산책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각 종교 지도자들이 앞장서 전개하고 있는 읍ㆍ면ㆍ동 단위의 도서관 운동 역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되고 e-북(book)이 시대의 총아로 각광받을지라도 활자매체를 통한 독서야말로 우리 모두를 창의로운 선진국민으로 만드는 첩경일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밤 책장 넘기는 소리에 우리 모두 앞날의 희망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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