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지수를 운용ㆍ관리하는 MSCI바라는 21일 한국이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함께 MSCI선진국지수 편입 후보로 거론됐던 대만도 선진 지수로 승격하는 데 실패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경우 현재 선진지수에 편입돼 있지만, 신흥지수로 하향 조정 될 수 있는 ‘워치리스트’에 포함됐다.
MSCI는 매년 6월 전세계 76개 국가의 대표지수를 산출해 선진ㆍ신흥ㆍ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지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선진지수 편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된 것이다.
한국 증시가 이번 MSCI선진지수 편입에 실패 한 것은 일부 글로벌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외 외환시장이 없고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이 한정돼 있는 등 한국시장의 외환거래 자유화가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할 경우 ‘투자등록(ID)제도’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거래소측은 “외환자유화와 ID제도는 정부의 중요한 정책결정 사안으로 국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MSCI선진지수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효율적인 시장인프라 구축과 제도개선 등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MSCI선진지수 편입 무산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4년 동안 MSCI의 지적사항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며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던 부분이어서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은 내년에도 시장재분류 심사 대상이겠지만 MSCI가 편입 실패 사유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만큼 규제완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선진지수 편입은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