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격서 홍보까지 度넘은 기업 옥죄기… "마치 5共 돌아간 듯"

지경부 시대착오적 민간 통제<br>잇단 反기업 정책으로 의욕만 떨어뜨려<br>"대체 어느 나라 지경부냐" 불만 극에 달해


정부과천청사 3동에 위치한 지식경제부. 지경부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기업에게 신뢰받는 지식경제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최근 잇단 민간 개입 정책으로 기업 등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경제DB


가격서 홍보까지 度넘은 기업 옥죄기… "마치 5共 돌아간 듯"
지경부 시대착오적 민간 통제잇단 反기업 정책으로 의욕만 떨어뜨려"대체 어느 나라 지경부냐" 불만 극에 달해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임지훈기자 jhlim@sed.co.kr





















정부과천청사 3동에 위치한 지식경제부. 지경부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기업에게 신뢰받는 지식경제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최근 잇단 민간 개입 정책으로 기업 등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경제DB










"요즘 지식경제부의 기업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5공화국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최근 지경부의 행보에 대해 2일 이렇게 촌평했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말하는데 지경부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대통령도 무서워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조직 같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현 정부 들어 출범한 지경부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기업에게 신뢰받는 지식경제부'를 모토로 내걸고 있지만 오히려 잇따른 반기업정책으로 기업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어 "대체 어느 나라 지경부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에 지경부로부터 '홍보지침'이나 다름 없는 e메일을 받은 기업들은 올해 선거정국을 앞두고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마저 기업을 옥죄고 나선다며 지경부의 행태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홍보계획을 조사하면서까지 공세적인 홍보를 주문하고 나선 것은 지경부의 설명처럼 최근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언론에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부가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기업을 독려해 홍보에 치중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경부 관계자가 기업에 한 달에 한 건 이상 자원개발 홍보활동을 하도록 부탁한 대목은 현 정부의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현실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원개발은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마친 뒤 긴 호흡으로 수년 혹은 십수년의 장기계획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무턱대고 한 달에 한 건 이상이라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상의 홍보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심지어 전화 통화를 통해서는 몇 월 며칠자 어느 매체에 어떤 홍보 계획이 잡혀있는지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기업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가 대 국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지경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사업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다. 정부의 성공불 융자 방식 지원도 기업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사업 실패시 원리금을 감경 받는 성공불 융자 없이는 실패 확률이 높은 자원개발 사업에 기업이 뛰어들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기사가 나가면 사업을 진행하는 현업 부서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간기업이 정부의 압력으로 가격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지경부의 압박에 못 이겨 한시적으로 기름값을 내린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초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최중경 당시 지경부 장관은 정유사의 원가를 직접 계산해보겠다며 정유업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 뒤 지경부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면서 재차 압박하기 시작했고 결국 SK에너지를 필두로 한 정유 4사는 4월부터 3개월간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인하했다.

그 결과 가격인하에 동참한 정유 4사는 약 7,000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실제로 지난해 1ㆍ4, 2ㆍ4분기 정유 4사의 정유 부문 매출액 합계는 총 33조18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91.8%나 감소한 1,427억원에 그쳤다.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든 실속 없는 장사였다. 특히 S-OIL은 정유 부문에서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호조에도 기름값 인하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과 LPG제품의 가격 자유화가 이뤄진 것이 1997년과 2001년인데 현 정부 들어 지나친 가격통제로 가격 자유화 이전으로 회귀한 느낌"이라며 "사실상 민간기업에 가격결정권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알뜰주유소 사업도 지경부가 몽니를 부린 사례로 꼽힌다. 지경부는 지난해 말 알뜰주유소 공급업체 선정이 유찰되자 물밑에서 정유사들에 재입찰 참여를 압박해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경부는 정유사들에 저가입찰 참여를 종용하면서 이와 관련된 모든 사항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도 초라하다. 지난 1월29일 기준 알뜰주유소 1호점인 경동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18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출범 당시에 비해 리터당 75원이나 오른 것으로 인근 주유소 평균 상승폭(38원)의 두 배에 달해 결국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며 무리하게 출범을 강행한 알뜰주유소의 이름 자체가 무색해졌다.












헉! 이런 일까지… MB와 측근들 줄줄이 비리
의혹





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