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초고온 가스로, 차세대 수소생산기지 떠올라

전력·수소 한번에 생산 가능

안전성 극대화 4세대 원자로 원자력硏 2030년 실용화 목표

원자력연 수소생산원자로기술개발부 연구원들이 초고온가스로의 주요 조건을 모의할 수 있는 초고온헬륨루프의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자동차에 이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공식 출시하며 친환경 수소에너지 시대의 개막을 알린 가운데 최근 초고온가스로(VHTR)가 미래 수소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수소 생산기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VHTR는 용융염원자로(MSR)·소듐냉각고속로(SFR) 등과 함께 안전성을 극대화한 4세대 원자로 중 하나다. 여타 4세대 원자로와 차별화되는 강점은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수소경제와 맞물려 미국·일본 등 원전 강국들을 중심으로 VHTR를 활용한 이른바 원자력 수소 공정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수소생산원자로기술개발부의 김민환 박사팀이 지난 2006년부터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자력 수소는 VHTR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900도 이상의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이 열에너지에 촉매를 더해 물(H2O)을 수소(H2)와 산소(O2)로 분리하는 메커니즘이다.

김 박사는 "기존 기술 대비 효율이 탁월해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원자력 수소의 최대 메리트"라며 "열출력 600㎿t급 VHTR 1기로 연간 약 6만톤의 수소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2040년대에 이르러 수소자동차와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보급 확산으로 국내 연료용 수소 수요가 연간 약 650만톤에 이를 것이라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감안하면 이런 원자력 수소의 가치는 더욱 명확해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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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확산되고 있는 탈원전 기조에 대해서도 큰 우려는 갖지 않는다. 4세대 원전의 특성상 확고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박사는 "VHTR는 방사능 오염 우려가 없는 기체 헬륨을 냉각제로 사용하는데다 삼중 코팅처리된 핵연료는 1,600도의 온도에서도 방사능을 누출하지 않는다"며 "후쿠시마 원전처럼 외부전원이 상실돼 통제가 불가능한 극한 상황에서조차 안전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팀의 목표는 오는 2030년 VHTR를 실용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실증로의 개념설계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미 실증로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VHTR 설계·해석 코드 개발을 완료했으며 국내 기술로 건설한 헬륨 시험시설에서 900도의 초고온 운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하나로 연구로를 활용해 자체개발한 피복입자 핵연료를 방사능에 노출시킨 뒤 900도 이상의 조건에서 안전성을 확인했고 대량 수소생산기술도 실험실 규모에서 실증을 마쳤다.

김 박사는 "원자력 수소는 온실가스 발생 없이 대량의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수소경제의 조기실현은 곧 우리나라의 에너지 독립을 조기실현한다는 의미와 같은 만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적극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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