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국 양적완화 종료… 대비는 하되 과민반응 경계해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비상대책으로 도입된 미국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 6년 만에 종결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고 기준금리 제로 수준(0~0.25%)의 기조는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확고하다는 판단과 더불어 신흥시장에서의 급격한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번 미국의 결정에 따라 한국 경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금융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또 미국의 긴축 전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완화정책이 지속된다면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으로 한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양적완화 정책 종료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 가능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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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양적완화 종결을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상당기간'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앞당겨 단행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도 미국의 양적완화 종결에 따른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쪽이다.

정부는 이날 기재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양적완화 종결로 인한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시장상황 변화를 반영한 컨틴전시플랜을 보완·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양적완화는 매파(긴축성향)나 비둘기파(확장성향) 중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지 않은 균형 잡힌 결정이었다는 점을 유념한 우리 정부의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양적완화 종료로 최악의 경우 '글로벌 유동성 축소→국제 금리 상승→국내 소비·투자 위축'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자칫 과민반응이 초래할 정책대응 실패 가능성도 함께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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