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역사의 향기] <93> 강우규 동상·구 서울역사


1919년 9월2일, 쾅하는 폭발 소리가 서울역 광장을 흔들었다. 강우규 의사가 이날 제3대 총독으로 부임 중이던 사이토 마코토 일행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것이다. 당시 그의 나이 65세. 대한인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만천하에 알린 쾌거였다. 3·1운동이 일제의 탄압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항일 운동이 본격적인 무장투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알린 것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된 강우규는 이듬해 11월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단두대 위에 올라서니/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어찌 감회가 없으리오(斷頭臺上 猶在春風 有身無國 豈無感想)" 그가 순국 직전에 남긴 유시다. 사진의 강 의사 동상은 의거가 일어난 지 92년 후인 2011년 9월2일 세워졌다. 두루마기 차림으로, 오른손에 수류탄을 들고 투척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동상 뒤로 보이는 것은 구 서울역사로 1925년에 지어졌다. 2004년 고속철도(KTX) 개통으로 역사의 기능이 인근 새 건물로 이전한 후 2011년부터 '문화서울역 284'라는 이름의 전시·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