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외환銀 배당카드' 꺼내나

그레이켄회장 "현상황선 국민銀과 매각논의 무의미"<br>매각 불투명하자 "재무상태 점검" 밝혀<br>실현땐 배당익 최대 1조2,000억 예상<br>국민銀과 협상 방정식 더 복잡해 질듯


검찰 수사가 장기화할 경우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금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내년 외환은행 주총에서 최대 1조2,000억원 가까운 배당금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회견에서 “현 상황에서 국민은행과 매각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함께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재무상태를 검토할 것”이라며 배당청구 가능성을 시시했다. 그동안 론스타 측이 외환은행 배당을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지만 론스타 간부가 공개적으로 배당 문제를 제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론스타가 배당 문제를 거론함에 따라 외환은행의 ‘매각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자인 국민은행 측은 “발언의 진정한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발언이 원론적인 차원이라고 해석한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그레이켄 회장이 지난 8월21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매각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배당 검토도 가능한 시나리오를 언급했다는 분석이다. 한 M&A전문가는 “배당에 대한 논의는 일러도 오는 12월 말 이후에나 가능한데 서둘러 언급한 것은 ‘살펴보겠다(look)’는 원론적인 답변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예상되는 외환은행의 배당 여력은 약 1조9,100억원 가량이다. 현재 3ㆍ4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 누적액은 9,802억원이고, 연말까지 예상되는 누적 당기순이익은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이익잉여금 이월분은 9,582억에 달해 이 두 수치를 합치면 외환은행의 총 배당 가능금액은 2조1,582억원이다. 여기서 추정 기타준비금 1,000억원과 배당가능금액의 10%인 배당전 법정 적립금을 빼면 1조8,424억원이며 64.62%인 론스타 주식비율에 따라 배당여력은 1조1,905억원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배당 문제는 지난 9월18일 국민은행과의 매각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당시 재계약 조건으로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매각가격 인상 또는 배당실시를 내걸었다. 그러나 올해로 예상됐던 외환은행 매각이 불투명해지면서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대주주로서 자체적으로 배당 실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레이켄 회장이 배당 청구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배당을 실시할 경우 ‘배당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국민은행은 가격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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