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다. 공식적으로는 몸살이라고 하는데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에 김성호 법무부 장관 등의 인사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범여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심신이 몹시 지친 듯하다. 국정최고책임자가 다중고(苦)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일까. 노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이 아침에 갑자기 몸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후3시에 열린 코레나 아프리카연합 집행위원장과의 접견에는 예정대로 참석했지만 얼굴은 평소와 달랐다. 노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예정된 행사에 불참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9월22일 장기간 해외순방으로 쌓인 피로에 몸살까지 겹쳐 지방순시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취임 첫해인 지난 2003년 9월 광주ㆍ전남 지역 언론사 회견을 하루 앞두고 행사를 취소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다래끼라는 외관상 이유였다. 노 대통령이 몸살이 날 정도로 몸이 지친 것은 아프간 사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청와대 관계자는 “아프간 인질 사태가 발생한 후 대통령이 잠을 거의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전했다. 사태가 발생한 지 20일째로 몸이 지칠 대로 지쳤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