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간 월가동향]재상승이냐 내리막이냐 `갈림길`

2ㆍ4분기를 보내면서 뉴욕 증시는 98년 4ㆍ4분기 이래 4년반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11일 저점을 기준으로 할 때 27일 현재 다우존스 지수는 19.5%, S&P 500 지수는 22%, 나스닥 지수는 무려 27.9% 상승했다. 90년대말 뉴욕 증시가 벌겋게 달아올랐을 때 한해동안 형성됐던 주가 상승폭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다. 연초 주가에 대비할 때 다우존스 지수는 7.8%, S&P 500 지수는 11%, 나스닥 지수는 21.7%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면 뉴욕 증시는 거품 붕괴과정에서 맞은 지난 3년간의 약세장을 4년만에 종식시키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주식시장이 언제나 오르기만 할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서 주식투자자들은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대로 주가를 띄워 올렸다. 한나라의 운명을 보름만에 종식시킬 만큼 미국의 군사력은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의 미국 경제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이런 의문들이 이번주에 시작되는 하반기 뉴욕 증시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기초여건이 뒷바침되지 않은채 주가가 상승할 때 카지노의 `승패를 건 한판`에 운명을 거는 결과가 나온다. 지난 2ㆍ4분기 뉴욕 증시는 일종의 `묻지마` 장세가 형성됐었다. 초장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더니만,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가 나오자 이번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대폭(0.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뜬금없는 기대로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갔다. 이제 그 기대가 어떻게 현실세계에 나타날 것인지를 지켜보아야 할때다. 뉴욕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투자자들이 `증거 찾기(show-me)`에 몰두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주 5영업일 동안에 다우존스 지수는 무려 200 포인트 이상(2.3%) 하락, 4주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2%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1.2% 내려가 2주째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분기 말을 맞아 펀드매니저들이 돈되는 유가증권을 팔아 수익을 남기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번주 뉴욕 금융시장은 금요일인 4일이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3.5일간 짧은 거래를 하게 된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이 주식과 채권, 현금 분기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중요한 시기다. 지난주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미국 국채(TB) 수익률이 0.5% 포인트 폭등했다. TB 가격이 너무 올랐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다. FRB가 단기금리를 1.25%에서 1%로 0.25% 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에 현금 시장에 돈을 넣어봐야 수익이 남지 않는다. 이런 점을 볼 때 펀드매니저들이 현금과 채권 비율을 줄이고 주식의 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ㆍ4분기에 주가가 단기급등하고, 미국 경기 회복이 빠른 템포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식이 위험하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려운 시점이다. 이번주엔 미국 경제 개선의 척도를 재는 몇가지 중요한 지표가 발표된다. 3일엔 6월 실업률이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6월 실업률이 전월 6.1%에서 6.2%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지표중에서 고용동향이 가장 중요한데, 이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 여부가 증권시장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공급관리연구소(ISM)의 6월 제조업 지수와 비제조업 지수, 5월 공업 주문동향, 6월 자동차 판매대수등도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특별히 블루칩 기업들의 수익발표가 예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본격적인 2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을 앞두고 수익 경고를 하는 기업들이 갑자기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선 어닝시즌을 목전에 두고 수익 경고를 하는 시기를 워닝시즌(warning season)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분기 수익을 경고한 기업들이 극히 드믈어 월가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 월가에선 2ㆍ4분기 S&P 500 기업의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5.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기업수익 예측기관인 퍼스트콜은 이보다 높은 8~10%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이 높으면 주가는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수익 개선은 판매가 확대돼서 생긴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사람과 설비를 줄이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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