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업계의 `쉬리`가 될 것인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인가.
애니메이션 제작사 틴하우스(대표 김문생)가 제작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공상과학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의 성공여부가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최대 제작비인 총 126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의 성공여부가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더풀데이즈가 성공할 경우 `마리이야기`, `오세암`등의 잇단 흥행실패로 침체돼있었던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 및 창작분위기가 급랭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40억원 가량을 투자한 벤처캐피털 삼성벤처투자를 비롯, 경남창투, 중앙상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인디펜던스 등 투자 및 제작 협력사들은 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영화가 개봉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세일(개봉전 판권판매) 실적이나, 개봉관 확보 현황 등으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틴하우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만, 프랑스, 스페인 등에 판매한 금액이 110만 달러에 이르고, 국내 개봉관은 100~120개 정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206만의 관객을 모아 대성공한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20만 달러에 산 데 반해, 원더풀데이즈는 50만 달러에 계약해 원더풀데이즈의 흥행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이외에도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시장인 미국, 일본을 비롯, 영국, 독일 등에 대한 판권계약도 추진 중이어서 계약이 체결될 경우 해외판매액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상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애니메이션 팀장은 "원더풀데이즈가 흥행에 성공하면 영화계의 `쉬리`처럼 애니메이션 중흥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실패하면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분위기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며 "좁은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