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부정행위 사건에 관련돼 경찰 조사를 받은 수험생 및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 기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능 부정행위 사건이 특정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일어난 사건인데다 방식도친구 사이의 단순한 부정행위에서 `중계조'를 두고 조직적으로 실행된 부정행위에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또 부정행위를 함께 모의했더라도 실제 부정행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부인하는 수험생도 있어 그 처리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일단 경찰은 부정행위 공모에 참여했다면 실제 실행 여부를 떠나 무조건 형사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김영태 지능범죄수사과장은 "휴대폰을 시험장에 가져왔지만 꺼내보지는않았다고 주장하는 수험생은 물론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온 학생도 형사입건할 수밖에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처럼 엄격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범행 공모를 한 사람들 중 한 명이라도 실행을 하면 `공모공동정범'으로 보아야 한다는 형법상 원칙 때문이다.
공모를 한 뒤 범행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범행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고 `범행을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인' 점이 인정돼야 공모공동정범에서 벗어난다는 설명이다.
다만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온 학생은 정상을 참작해 기소유예나 불기소처분 등의다소 가벼운 처분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 경찰의 예상이다.
구속 여부는 수능 부정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또 조직적인 부정행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는지가 결정할 전망이다.
다수의 사람이 참여해 부정행위를 공모한 뒤 `중계조'와 `지휘조' 등을 두고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수험생이나 관련자는 구속 수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총 185명이 연루된 광주 수능부정 사건에서 구속된 14명이나 청주 사건에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입시학원장 등 2명은 모두 이 경우에 해당된다.
다만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아닌 친구 사이 등에서 이뤄진 단순한 부정행위 가담자는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