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부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 오는 2017년에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474 비전'을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경제정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박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으로 중소기업 육성(52.6%)을 꼽았다. 또 고령사회 등을 대비해 노동시장 개혁(18.2%)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정치·사회 등 모든 영역을 포함, 전체적으로 올해 중점을 둬야 할 국정과제로는 일자리 만들기(36.1%)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결국 '중소기업 육성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육성, 규제 완화보다 핵심 과제=이번 설문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경제정책으로 의료 등 서비스업 규제 완화(8.5%)보다 중소기업 육성(52.6%)을 꼽은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역대 정부마다 반복된 규제 완화 정책이 이해집단의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 끝난 적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들도 이에 대한 기대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중소기업 육성이 경제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은 연령과 학력을 구분 짓지 않고 고른 분포를 보였다. 우리 경제에서는 전체 사업체 수의 0.1%를 차지하는 대기업이 전체 생산의 54%, 전체 수출의 82%를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중소기업은 전체 생산의 46%, 전체 수출의 18%를 담당할 뿐이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 실적에 기댄 경제성장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을 국민들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이 밖에도 노동시장 개혁(18.2%), 대기업 중심 시장질서 회복(9.8%) 등을 성장률 4% 달성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50~60대 일자리 마련해달라…청년층 복지 시스템 필요=경제·정치·사회 영역을 모두 아울러 전체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국정과제로는 일자리 만들기(36.1%)를 선택한 응답자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복지 시스템 구축(18.9%), 성장잠재력 키우기(15.3%), 정치 선진화(14.2%), 남북갈등 완화(11.1%)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성별·연령별로 보면 여성과 50대 이상에서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특히 50대는 37.7%, 60대는 47.4%로 일자리 만들기를 선택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베이비부머가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복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중·장년층보다 20~30대에서 오히려 높았다. 20대와 30대 모두 20%가 넘는 응답률로 복지 시스템 구축을 시급한 국정과제로 꼽았다. 취업을 해도 전셋집 한 채 마련하기가 쉽지 않고 아이를 낳아도 가사와 육아가 만만찮은 최근 젊은 세대의 현실을 반영한 설문 결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일자리·복지 구축 패키지 방안 필요=설문조사 결과 박근혜 정부의 2년차 과제는 비교적 명확하게 압축된다. 중소기업을 육성해 성장의 새로운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복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경제 주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일자리 만들기에 대해 50대 이상과 여성들의 요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 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이 중점적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다듬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역시 서비스업 규제 완화 등도 중요하겠지만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복지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서는 저소득층, 노인, 육아·보육 등에 대한 맞춤형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근혜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복지정책 분야를 묻는 설문에는 저소득층(32%)을 선택한 응답이 가장 많았고 노인(22.8%), 육아·보육(21.5%), 출산(13.2%)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