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로봇산업에도 韓流열풍


최근 동남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이러한 현상은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가수들이 활약하는 음악시장을 거쳐 첨단 산업분야에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한국의 로봇기술과 덴마크의 복지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자!' 최근 필자가 개발한 로봇의 시범적 적용을 위해 덴마크 오르후스시를 방문했는데 상호 협정서를 교환한 후 오르후스시의 시장이 한 건배사다. 유럽에서 한국의 과학기술을 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요즈음 유럽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하늘에 떠있는 빛나는 별'입니다" 옆에 있던 코트라(KOTRA) 직원이 들려준 이야기이다. 한국의 이미지가 매우 좋아 수출상담이나 협력이 쉽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융합기술에 놀란 유럽 현대에서 만든 자동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써 본 외국인들에게는 이미 한국은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0년 전만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로봇기술은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제는 엄연하게 한국에서의 발전을 인정하고 배우려 한다. 한국에서의 로봇 관련한 여러 가지 움직임을 매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눈에 띄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국제협력과 방문 시찰단들의 호기심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로봇 산업 한류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사회학적으로 여러 가지 이유를 고찰할 수 있겠으나 이 부분은 사회학자들에게 맡기고 필자는 과학자 입장에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 빨리'와 '일단 해보자'로 대변되는 변화와 다양성에 적응하는 독특한 국민성에 있지 않나 싶다. 현대 사회는 엄청난 가속도가 붙은 초고속 변화의 시대이며 또한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의 세상이다. 세계도 놀라고 있는 우리나라 휴대폰 산업의 장점과 경쟁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휴대폰 산업이 기지개를 필 무렵 우리가 이 휴대폰을 이렇게까지 신속하게 진화시킬 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휴대폰에 TV를 집어넣을 생각을 한 것도 휴대폰을 가지고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우리 한국인이다. 서구인들 중에는 아직도 몇 년 전에 나온 구식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몇 달이 멀다고 끊임없이 새로운 휴대폰으로 교체한다.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넘치는 것이다. 로봇은 이러한 개척정신이 무엇보다도 강하게 요구되는 분야이다. 다시 말하면 누구보다 먼저 혁신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국민성에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한국은 정보기술(IT)과 문화 콘텐츠 및 전자, 자동차 등과 같은 연관 산업들의 인프라가 어느 나라보다도 잘 갖춰져 있다는 데 있다. 로봇 산업은 창조적 융합이 필수적인 분야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지식 산업 등과의 융합으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젠 국가 브랜드화 고려할 때 21세기에는 이러한 융합기술이 세상을 급격하게 바꿔가는 시대이다. 휴대폰에 햅틱 기술을 장착하고 TV에 인터넷을 연결하면 예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그저 튼튼하고 빠른 자동차는 이미 구매의 중요한 판단 기준 순위에서 밀린지 오래됐으며 오히려 스스로 주차하는 인공지능 기술, 음성인식을 통한 정보제공 기술 등이 구매자를 더 유혹한다. 로봇은 이런 융합기술의 결정판이다. 아이들 교육도 어르신들을 부양하는 것도 로봇기술과의 융합을 통하면 인간적인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서비스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 로봇 산업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무한히 경쟁하는 세계시장에서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있다. 로봇이 이러한 한국의 새로운 기운을 끌고 나갈 국가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가까운 미래를 조용히 점쳐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