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팔자' 지속…장기투자자도 가세하나

지난달 25일 이후 꼭 한 달만인 이달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5조3천억원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25일 오전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팔자'공세가 그칠 줄 모르면서 이제장기투자 외국인 자금마저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며 시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매도세, 장기자금으로 확대 추정" = 미국 등 서방 투자자들의 '팔자'공세는현재 전 신흥시장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특히 각국 증시가 동반 급락한 이달 11일 이후에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외에도 대만 (33억9천여만달러), 인도(16억달러) 등에서 모두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전방위 팔자 공세'가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자 과연 헤지펀드 등 단기자금 외에 각국 증시를 지탱하는 한 축인 대형 뮤추얼펀드 등 장기자금까지 빠져나가느냐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애널리스트는 "2주 연속 대규모로 진행된 외국인 매도와글로벌 증시 하락세를 감안할 때 미국의 인터내셔널펀드와 이머징마켓펀드는 이번 주 순유출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이는 최근 외국인 매도에 장기자금도 가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비단 장기자금의 본격 이탈이 아니더라도 현 시점에서 외국인의 매수반전을쉽사리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은 다른 곳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증권선물거래소 주최 합동 투자설명회(IR)에서 미국 템플턴 캐피털의 수석 펀드매니저 마크 홀로웨스코는 "최근 아시아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 유입됐던 자금의 15% 정도이나 한국, 일본, 싱가포르는 이보다많은 25%가 빠져나온 것으로 보이며 이 비중이 추후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해 외국인들의 '탈(脫)아시아' 움직임이 '현재 진행형'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 외국인 단기복귀 기대난..매도강도는 약화가능 = 기관의 매수여력이 받쳐주지 못하고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세에 휘둘리는 '천수답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반전의 관건은 외국인의 '컴백'여부와 시점에 달려있다. 그러나 한국 등 아시아증시에서의 동반 매도 촉발요인이 국제 원자재가 급락과미국 경기하강 우려, 이로 인해 높아진 안전자산 선호 등 '거대 재료'인 탓에 이를가늠해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한강 백사장에서 바늘찾기'가 아닐 수 없다. "팔 만큼 팔았으니 멈출 때가 됐다"는 기대와 "당분간 어렵다"는 비관론이 엇갈리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증권 천대중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해 괜찮다고주장하지만 지난달 24일 이후 5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특히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도 1조1천억원에 달해 당분간 재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단기 매도강도는 조금 누그러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보이고 있다는 점들은 그나마 위안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23일 6천700억원어치의 매도로 외국인 매도세는 단기적으로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아울러 선물 매매에서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 안 애널리스트도 "이번 주 들어 한국과 대만 모두 외국인의 절대매수규모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아직 장기자금의 매도가세 자체를본격 방향전환의 시그널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보이고 과거에도 통상 중기 조정국면에서 장기자금의 완만한 매도세로 넘어가면 매도의 강도는 오히려 잦아들었다"고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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