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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배 아프다면 냉방병 의심을"

여름철 이유없이 배가 아프다면 냉방병으로 인한 위장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에어컨 실내온도를 25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따뜻한 음료를 즐겨먹는 것이 좋다.

과도한 냉방땐 장기능 저하
복부 불쾌감·설사등 유발
찬바람 직접 닿지않게 하고
식후 뜨거운차 마시면 좋아
직장인 최성식(34ㆍ가명)씨는 수일전부터 밥을 먹으면 체한 것 같이 소화가 잘 안되고 배가 자주 아프면서 묽은 변도 자주보게돼 병원을 찾았다. 무더운 여름철이라 배탈이나 식중독에 주의하느라고 생선회나 쉽게 상하는 음식 근처에는 가지 않는 등 나름 조심을 해왔던 최씨라 당혹스러웠다. 의사는 과도한 냉방환경으로 인한 '냉방병'의 일종이라며 일주일치 약을 처방 해 주고 에어컨 사용을 가급적 줄일 것을 당부했다. 흔히 냉방병이라 하면 콧물, 기침, 두통 등 감기증상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여름철 사람을 더 괴롭게 하는 것은 소화불량, 배탈, 설사 등 냉방병으로 인한 소화기계 증상이다. 음식을 잘 못 먹은 것도 없는데 이유없이 소화가 안되고 배가 아프며 설사 증상이 있다면 냉방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 위장장애 불러= 하루종일 과도한 냉방에 노출됐다면 소화불량이나 복부의 불쾌감, 설사 등의 위장장애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전문의들은 급격한 온도 변화가 우리 몸의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이 같은 증상을 불러온다고 보고 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전문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같은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며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에 의해 인체 조절기능이 부조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공기에 배가 장시간 노출되면 열을 빼앗겨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화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는 의견도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우 교수는 "과도한 냉방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불량,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며 "실내외의 온도차로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저하돼 소화기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방에서는 찬 기운이 소화기를 차갑게 만들어 각종 위장장애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석한다. 위장은 따뜻하고 건조해야 소화를 잘 시키는데 과도한 에어컨 사용이 위장을 차갑고 습하게 만들어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 최승용 마포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여름철 우리 몸은 원활한 땀 배출을 위해 땀구멍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며 "에어컨의 찬바람은 활짝 열린 땀구멍을 통해 순식간에 몸 속 깊숙이 침투해 소화기를 차갑게 만들어 배탈과 설사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팥빙수, 냉커피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라= 우선 과도한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것이 냉방병으로 인한 위장장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문의들은 아무리 더워도 실내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지 말 것을 주문한다. 25도면 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이면 약간 덥다고 느낄 수 있는 온도이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일상 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온도다. 에어컨의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게 실내에서 긴 소매 옷이나 가디건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생리적으로 추위에 민감하고 짧은치마 등을 즐겨 입는 여성은 냉방병에 더욱 취약하다. 긴 팔 블라우스와 스타킹 등을 착용하고 무릎담요 등을 활용하자. 무더운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오면 땀을 말리기 위해 에어컨 앞에 가서 바람을 쐬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로 들어온 직후에는 가급적 냉방 장치에서 멀리 떨어져 신체를 서서히 실내기온에 적응시켜야 한다"며 "밤에 잘 때는 신체의 저항력이 약해지므로 가급적 냉방기 사용을 줄이는 것이 냉방병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실내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면 1~2시간에 한번씩 화장실이나 밖으로 나와 5분 정도씩 바깥바람을 쐬어 주고 가벼운 맨손체조 등을 하면 좋다. 또 식후에 팥빙수나 냉커피보다는 뜨거운 차 종류를 마시도록 하자. 설사증상이 심하다면 오미자차나 매실차가 복통, 구토증상을 자주 느끼면 곽향ㆍ인삼차가 권장된다. 물200㎖에 곽향과 인삼을 4g씩 넣고 물이 3분의 2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끊이면 된다. 산사차는 입맛을 돋게 해주고 소화불량, 설사증상을 개선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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