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시아가 외환위기를 맞은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아시아 국가들이 그동안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여왔으나 앞으로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중국과 인도가 예외적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는 있으나 한국과 대만 및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잠재력 이하의 성장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평균 4.9% 성장률을 달성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4.4% 성장세를 이어가면 미국과 유럽을 여전히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제는 아시아의 성장이 겉보기보다 취약하다는 점이다. 아시아 경제는 여전히 외부 충격에 흔들리기 쉽다. 또 경기 회복세가 포괄적이지 못하고 견고하지도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중국은 방대한 저축을 재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환율 현실화 등 금융시장 개혁 가속화가 시급하며 내수를 부추기는 쪽으로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 일본도 통화ㆍ재정 정책의 고삐를 성급하게 조여 또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져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생산성 향상과 기업의 역동성을 높이는 쪽으로 구조 개혁을 가속화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중국과는 달리 민간 및 공공 부문 투자를 부추기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낙후된 인프라 개선과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한편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국가들은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온 통화 가치를 현실화해야 하며 수출보다는 내수 쪽에 초점을 맞춘 외자 유치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무조건 외환을 쌓아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같은 노력이 충분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몇 년, 혹은 몇 십년이 걸리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은 행동은 올해 당장 시작할 필요가 있으며 실천은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