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산업단지 관리, 지자체 이양 논란
성장기업부 서동철기자 sdchaos@sed.co.kr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요즘 산업단지 관리권 이양추진위원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주 이백여명이 모여 서울디지털단지 내에 있는 산업단지공단 앞에서 시위를 하고 최근에는 신문 광고를 통해 산업단지 관리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추진위는 산업단지 관리를 산단공이 아니라 지자체에 맡기는 것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주에 낸 광고에서는 ‘아파트형 공장의 출입문 하나를 내는데 석달 20일이나 걸렸다’며 산단공과 지자체의 이중규제로 받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진위 측이 여론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김칠두 산단공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해명했다.
김 이사장은 “산단공의 규제 때문에 출입문 하나 내는 데 120일 걸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금천구청이 건축물 표시변경과정과 마리오 측의 구비서류미비로 각각 75일, 14일 걸린 것이지 산단공이 입주계약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일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디지털단지 내 카드프린터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상황에 대해 “추진위는 1,232개 입주업체의 의견이 반영됐다고는 하나 나머지 입주업체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된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4년마다 선거를 치르는 지자체에 관리권을 맡길 경우 단체장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공단정책이 일관성을 잃을 가능성이 커보이는데 이러면 기업들에 오히려 손해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기업지원서비스 강화를 통한 기업환경개선차원에서 오히려 산업단지 관리 업무를 전문기관인 산단공에 위탁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중앙부처 2곳과 지자체 15곳이 자신들이 관리해야 할 관리업무를 산단공에 위탁했고 지난 연말에는 부산시가 부산지역 5곳의 산업단지 관리업무를 산단공에 맡겼다.
지금 이 상황에서 과연 산업단지의 관리를 지자체로 이양하는 게 기업들 나아가 국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얼마나 합리적일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