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의 '경제회복 선언'이 주는 교훈

일본정부가 오늘 ‘잃어버린 10년’을 뒤로 하고 경제부활을 선언하기로 했다는 보도는 경제난에 허덕이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경제칼럼니스트 월리엄 페섹의 경고가 나온 뒤라 더욱 그렇다. 일본은 경제회복 흐름에 엔저(低)까지 곁들여져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북한 핵과 부동산문제 등에 휘둘려 정책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 현재 58개월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경기호조는 65년부터 70년 7월까지 이어진 57개월간의 ‘이자나기 경기’ 기록을 깬 전후 최장 기록이다. 이번 경기호조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기업의 군살 빼기와 노동개혁 등 생산성 향상 노력, 즉 구조조정에 힘 입었다는 점에서 ‘리스트라 경기’라 불린다. 외환위기 때 우리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을 본 받은 것인데 안타깝게도 이젠 상황이 역전됐다. 그렇다고 이른 시일 내에 호전될 것 같지도 않다. 내년 우리경제는 3%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경제를 둘러싼 내외환경은 나빠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고유가에 원고(高)도 큰 부담이지만 북한 핵과 부동산발 위기 가능성은 항상 남아 있다. 수출조건은 날로 악화되고 그나마 흑자도 서비스수지 적자로 까먹고 있는 상황에서 엔저 바람으로 가격경쟁력이 생긴 일본상품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해야 하는데 부동산문제에 함몰돼 갈팡질팡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하나만 가지고도 거의 1년을 허송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기 보다는 분배문제 등을 놓고 사회갈등 현상만 심화됐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논리에 휘둘릴 경우 경제왜곡이 심화될 위험까지 있다. 시장원칙에 맞게 정책을 펴고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를 비롯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제위기 극복의 비결이란 것을 일본의 경제부활 선언은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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