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국내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인 수십조원 규모로 알려진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전격 방문한다. 이 대통령의 UAE 방문은 이번 수주전의 최종 티켓을 따내기 위한 정상외교의 일환이다. 이번 UAE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국형 원전이 해외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또 앞으로 중동지역을 포함한 세계 원전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원자력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원전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 원자력산업은 반도체ㆍ조선ㆍ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캐시카우(주요 수출 수익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는 25일 이 대통령이 6개월에 걸친 UAE 원전 공개입찰 경쟁이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26일 1박2일 일정으로 UAE 아부다비를 전격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수주에 대해 담판을 지을 예정이며 수주 여부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 5월 한전을 중심으로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ㆍ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개입찰 자격 심사에 참가했다. 당시 프랑스 아레바,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일본 도시바 등의 컨소시엄도 심사에 응했다. 이 가운데 한전 컨소시엄, 아레바, GE-히타치가 5월 입찰자격을 획득했다. 이후 현지실사 등을 거쳐 지금은 프랑스와 한국의 양자대결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우며 취임 초부터 원자력에 큰 관심을 가져왔으며 최근 UAE 원전 입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원자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지식경제부ㆍ방송통신위원회ㆍ중소기업청 공동의 산업ㆍ중소기업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인류 공통의) 이런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기회를 살릴 산업은 원자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나라가 원자력시대를 열어가면서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전 컨소시엄이 UAE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쾌거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만약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기술력뿐 아니라 외교력ㆍ협상력의 총체적 승리로 볼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에 한국형 원전 시대를 여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석유파동을 계기로 500MW급 원전 2기를 건설해 세계 21번째 원자력 발전 보유국이 됐다. 또한 현재 세계 6위의 원전강국으로서 국내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자립도는 9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