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통 홍콩 액션으로 돌아온 성룡

영화 '뉴 폴리스 스토리'



명절이면 결코 빼먹을 수 없는 게 청룽(成龍) 영화다. 몇 년은 족히 묵었을 TV 특선영화로서나 따끈따끈한 스크린에서나 그와의 만남은 지겹지만, 정겹기도 하다. 설을 보름 여 앞둔 21일 개봉하는 ‘뉴 폴리스 스토리’로도 그는 어김없이 익숙하고도 반가운 액션을 선보인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다소 어리둥절할 만한 영화다.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는 20년 전 첫 선을 보인 후 4편의 속편이 만들어 졌다. 이번에 개봉하는 ‘뉴 폴리스 스토리’는 4편 후 8년 만에 제작된 신작. 영화는 지난 몇 년간 청룽의 할리우드 영화들의 우스꽝스러운 분위기와는 180도 다르다. 비장한 음악이 깔린 채 비 오는 스산한 밤 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는 장면만으로도 스스로 할리우드의 ‘재키 챈’이 아님을 외치고 있다. 홍콩 최고의 경찰이었던 진가구는 5인조 은행 강도에게 한 바탕 크게 당한다. 게임광인 범인들은 컴퓨터 게임처럼 진가구의 동료들을 죽이고 그는 동료들이 희생되는 것을 멍하니 바라봐야 했던 것. 충격으로 매일 술로 지내기를 1년, 신참 경찰이 그에게 범인을 잡아보자고 힘을 준다. 지난 몇 년간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광대를 자처했던 그는 정작 본국에 돌아와서는 홍콩만의 전통인 느와르에 도전하고 있다. 결말부분 다소 유치한 장면 정도를 빼면 청룽은 내내 심각하게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쫓기는 길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지만 할리우드에서 눈높이를 높인 듯한 흔적은 스케일의 확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과일 리어카를 넘어뜨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오페라 하우스 지붕에서 대대를 이끌고 대결을 벌인다. 그가 타고 달리는 버스는 도심지 건물을 모조리 박살 낸다. 물론 그만의 대역 없는 액션 장면과 청룽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엔딩 자막 NG모음은 빼먹지 않았다. 그의 영화가 결코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은 아니지만 7,000원어치 재미를 안기는 데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쉰 하나 나이에 기복 없는 영화 노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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