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과 숙박을 위주로 하는 리조트들이 드라마 세트장이나 촬영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리조트 입장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이용객을 늘리고,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는 세트장 건립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 상호 ‘윈-윈’이라는 분석이다.
한화국토개발은 최근 KBS 1TV 드라마 ‘대조영’의 오픈 세트장인 설악씨네라마(사진)를 개장했다.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 부지 일원에 지어진 오픈 세트장은 한화 측이 건립 비용 70억 원을 모두 부담했다. 2만 7,000여 평의 대지 위에 세워진 세트장에는 고구려 관아, 당나라 황궁 등이 들어서 있다. 또 고구려 군사들의 무예 시범, 파수병의 교대 의식 등으로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측은 “‘대조영’ 세트장을 통해 연간 60만 명의 이용객 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훼미리아리조트의 강원도 양양군 훼미리아롯지 르씨트도 최근 SBS의 ‘게임의 여왕’ 세트장을 리조트 부지 일원에 유치했다. 훼미리아리조트 측은 ‘게임의 여왕’ 제작사인 DNT웍스에 드라마 세트인 산장 건립 비용과 부지를 제공했다. 이 산장 건립 비용 역시 수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훼미리아리조트 역시 드라마 세트장 유치를 통해 리조트 이름을 알리고 이용객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의 ‘환상의 커플’도 비슷한 예.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극 중 빌리 박이 운영하는 리조트의 배경이 됐다. 힐튼 측 관계자는 “드라마 촬영 유치 후 전화 문의와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늘었다”며 “리조트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이용객 수 증가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조트 업체로서는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조로웠던 리조트 시설을 다양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며 “다만 드라마 종영 후의 활용 방안을 면밀히 세워두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