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화랑의 외벽은 벽이면서 동시에 예화랑의 전시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역할을 한다. 설계자는 이 벽을 통해 도시에 놓여진 거대한 캔버스를 만들어 내려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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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예화랑은 강남의 대표적인 화랑이다. 78년 인사동에서 개관 했으나 82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 국내 화랑 중 가장 먼저 강남에 터를 잡은 것. 그리고 다시 20여년이 지나 옛 벽돌 건물 옆에 멋스러운 새 건물로 재탄생 했다.
예화랑은 특이한 외벽과 공간구조 때문에 관람객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건물 자체를 보러 많이 찾는다.
설계자는 예화랑을 통해 도시에 놓여진 거대한 캔버스를 만들어 내려 했다고 한다. 캔버스는 건물의 벽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화랑의 변화를 예시하는 실험적인 조각물이기도 하다. 기존의 캔버스가 2차원 평면의 캔버스라면, 예화랑의 캔버스는 평면성에 숨어있는 새로운 코드를 끄집어낸 명면과 공간 사이의 3차원적 캔버스이기도 하다. 일반적 건축의 요소인 벽을 공간적인 개념으로 변형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미끈한 물성의 막이 주름의 표피로 변화하는 것은 들뢰즈가 언급하는 바로크적인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건물의 표피를 단순한 표피로 머물게 하는 게 아니라 주름의 형식으로 대체시키면서 주름과 펼침이 반복돼 공간적인 캔버스를 만든다.
'스킨스케이프'는 건축의 요소인 '스킨(Skin: 벽)'과 총체적 틀을 의미하는 '스케이프(Scape)'가 결합했을 때의 가능성을 만들어 보는 실험적인 개념이다. 예화랑에 적용된 스킨스케이프의 개념은 '스킨이 공간되기' '스킨이 미디어되기'라고 할 수 있다. 스킨스케이프의 막은 전시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가 되어 외부 전시를 이끄는 거대한 캔버스가 된다.
스킨스케이프의 공간은 여러 겹의 여러겹의 스킨을 관통하는 특이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갑옷의 틈새와 같이 스킨은 단순한 공간을 한정짓기 위한 표피가 아니라 공기가 지날 수 있는 틈새를 가지며 내외부의 모호한 경계를 이끄는 가벼운 물성의 표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