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兆신화 구리왕' 알고보니 바지사장?

"차용규씨 국내 투자금은 내 돈"<br>카자흐 최대부호 블라디미르 김<br>탈세 논란 일자 서면 자료 제출<br>'삼성 비자금' 논란 수그러들 듯

블라디미르 김, 차용규

국세청이 1조원대 거부인 '카자흐스탄 구리왕' 차용규(55∙사진)씨에 대해 7,000억원대의 세금추징을 추진하는 가운데 논란이 됐던 차씨의 국내 투자자금이 카자흐 최대 부호인 블라디미르 김(50∙사진)씨의 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씨의 국내 투자자금 대부분이 김씨의 돈이라는 사실이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인될 경우 국세청의 세금추징 방침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차씨의 자금이 '삼성 비자금'이라는 논란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22일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로 조사 중인 차씨와 관련,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차씨 자금 중 일부가 한국계(고려인 3세) 카자흐스탄 거부인 김씨의 차명소유 재산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차씨가 국세청 조사과정에서 많게는 7,000억원대의 과세결정이 나올 위기에 처하자 실제 차씨의 자산 대부분이 자신의 것임을 시인하는 서면자료를 최근 국세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차씨가 국세청 사상 최대 규모인 7,000억원의 역외탈세 추징 압박에 시달리는 사실을 접한 김씨가 차씨 명의의 국내 투자금 대부분이 실제는 자기 소유임을 알리는 서면을 관련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5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소유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순위 200위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차씨는 삼성물산이 지난 1995년 카자흐스탄의 구리 채광 및 제련 업체인 카작무스를 위탁 경영할 때 삼성물산 카작무스사업부장을 맡으면서 김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당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카작무스를 흑자 전환시켰고 2004년 삼성물산이 카작무스 지분(42.55%)을 김씨 소유의 페리파트너스에 매각하자 삼성물산을 퇴직한 후 페리파트너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차씨는 2005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카작무스를 상장시켰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했던 카작무스 주식을 팔아 1조원대의 차익을 남겼다. 차씨는 이 같은 성공신화에 힘입어 2008년에는 자산이 14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해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랭킹 843위에 올랐다. 차씨는 1조원대 자산가가 된 후 카작무스 대표에서 물러나 말레이시아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들을 세워 국내 호텔ㆍ백화점에 투자하고 국내의 빌딩을 여럿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외탈세 및 삼성 비자금 논란이 일었다. 2004년 삼성물산이 카작무스 지분을 페리파트너스에 매각한 후 차씨가 페리파트너스 대표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차씨가 소유한 카작무스의 지분이 사실은 삼성 비자금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차씨의 자산이 국내에 투자된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역외탈세 혐의가 짙다고 보고 7,000억원 규모의 세금추징을 추진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차씨의 자산이 김씨의 것으로 확정될 경우 본인의 역외탈세 혐의는 물론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도 상당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