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여자는 많았지만 로맨스 없었다"

지난해 1월 '독재자의 여인들'을 펴내 화제를 모았던 프랑스의 여성 작가 디안 뒤크레(사진)가 1년여 만에 속편 '독재자의 여인들2'를 출간했다.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쁨조 여성들을 묘사한 일러스트가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이 책은 김 위원장 외에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오사마 빈라덴 전 알카에다 지도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전 이란 최고지도자 등 현대판 독재자 6명의 여성 편력을 다루고 있다.



작가 뒤크레는 김 위원장 편을 통해 김 위원장과 당 간부들이 벌이는 파티를 자세히 전하면서 파티에 등장하는 기쁨조가 북한 체제의 가장 은밀한 기관이라고 소개한다. 또 기쁨조 여성들이 김 위원장의 지원으로 파리의 리도쇼를 관람한 뒤 똑같은 의상을 구해 북한에서 도발적인 공연을 했으며 지난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에게도 공연을 선보였다는 대목도 있다. 김 위원장이 파티를 즐겼지만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여인은 없었다며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로맨스는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였던 호메이니는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하고 화장실을 청소한 인물로 쿠바의 혁명가 카스트로는 애인들이 집무실에 있을 때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았던 사람으로 묘사된다. 작가 뒤크레는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선정기준은 세계 안보를 위협하고 서방의 미움을 산 인물들로 직접 만난 목격자들의 전언과 수집된 각종 기록들을 토대로 서술했다"며 "겉으로는 괴물 같은 독재자들도 내밀한 생활은 우리와 비슷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돌프 히틀러(독일), 베니토 무솔리니(이탈리아), 안토니오 데 올리베이라 살라자르(포르투갈), 블라디미르 레닌(소련), 이오시프 스탈린(소련), 마오쩌둥(중국), 장베델 보카사(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루마니아) 등 8명을 다룬 지난해 발간된 '독재자의 여인들'은 프랑스에서만 10만부 이상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