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탈이 나거나 병이 생겨도 초기에는 대개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자각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콩팥병이 꽤 많이 진행됐거나, 만성화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콩팥병은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빠져 평생 투석을 하며 고생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의료 발전으로 정기검진과 규칙적 생활습관을 지키며 관리를 잘하면 콩팥병 환자도 자연수명이 다할 때까지 거의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과거 콩팥병 환자는 35~45세의 콩팥 기능을 100으로 할 때, 매년 평균 3%씩 기능이 줄어들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함께 있으면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콩팥 기능이 감소한다. 콩팥병이 없는 사람은 매년 0.3~0.5%씩 콩팥 기능이 쇠잔해진다.
흔히 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기 신부전이라 한다. 이때부터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콩팥 건강의 핵심은 콩팥 기능이 감소하는 기울기를 어떻게 하면 더 완만하게 만드느냐에 달렸다.
매년 콩팥 기능 감소율을 3%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나이가 60대에 이르면 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추락해 자연수명을 다하는 80대까지 20년 가까이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는 등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감소율이 1.5%로 줄어든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러면 콩팥병 환자라도 80대에 이를 때까지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할 필요가 거의 없다.
다행히 의학 발전 덕에 최근에는 콩팥병 환자의 연간 콩팥 기능 감소폭이 1.5%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콩팥병 환자는 자연사할 때까지 아프거나 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아 ‘치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은 “이처럼 콩팥 기능 감소폭을 줄이려면 당뇨병과 고혈압, 비만을 적극적으로 예방·치료하고, 금연과 절주를 하며,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콩팥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도 무척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김 원장은 “여기에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콩팥병이 있더라도 자연수명을 다할 때까지 투석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