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전자 1조원 자사주 매입’ 시각차

삼성전자(05930)의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ㆍ소각 효과를 놓고 증권사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주주가치 증대, 주당순이익(EPS) 상승, 주가 추가 하락 방지 등을 이유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와 2ㆍ4분기 영업이익 하락 여파에 가려 추세적인 주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0일 지수약세 속에서도 전 주말보다 5,500원(1.96%) 오른 28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주주가치 증대ㆍ주당 순이익 상승 효과 높다=외국인의 시각은 긍정적인 쪽이 우세하다. 모간스탠리증권는 이날 “자사주 소각 의지는 주주를 중시하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한 좋은 방안”이라고 평했다. 메릴린치증권의 이원기 전무도 “삼성전자 소유구조를 감안할 때 2%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과거 자사주를 매입할 때 기한인 3개월도 되기 전에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경험을 지적하며 “이번 조치에 힘 입어 주당 순이익이 2%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존 스톡옵션 관련 매물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평가했다. ◇실적 악화 우려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주가 상승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보는 전문가들은 D램 가격 약세와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 하향 등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우려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세종증권은 10일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1ㆍ4분기 1조 7,000억원에서 2ㆍ4분기 1조 6,000억원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이익 모멘텀 약화로 주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리플위칭데이(선물, 옵션, 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를 앞두고 있는데다 반도체 가격의 불확실성도 높아 자사주 매입 효과가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기 보다는 주가 하락을 막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했는데 그 효과를 따져보면 성공작으로 보기 힘들다”며 “당시 삼성전자 주가 및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실적과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시작되는 11일 주가 향방에 따라 자사주 매입 효과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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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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