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고소.고발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시범실시 중인 `수사과정 녹음녹화' 제도의 확대 시행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1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33만6천46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31만2천922건에 비해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한해 55만4천404건이던 고소.고발 사건은 2001년에 57만6천34건, 2002년58만5천930건, 2003년 64만3천12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이같은 고소.고발 사건 수는 검찰에 접수되는 전체 사건의 30% 이상을 차지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검찰은 일본에 비해 수십배나 많은 고소.고발 사건 처리를 위해 해마다 수사인력을 보강해가고 있으나 급증하는 고소.고발 사건 추세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고소고발 사건 중 혐의가 인정돼 기소되는 건수는 30%대에 불과한 반면무혐의.기소유예.각하 등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건수는 60%가 넘어 대형 부정부패사범 척결에 집중해야 할 검찰 수사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고소고발 남발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수년째 연구하고 있으나 마땅한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은 지난 5월부터 10개 지검.청 20개 검사실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수사과정 녹음녹화' 제도를 확대 시행해 고소.고발 사건을 한층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각 지검.청에 기자재와 녹화실 등이 갖춰진다면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는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녹음.녹화제를 도입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기소 처분 사건의 경우 녹음.녹화물을 법원에 제출할 필요가 없어 녹음.녹화물의 증거능력 시비에 휘말릴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녹음녹화 제도가 도입되면 조서를 작성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절약할수 있어 사건 처리가 훨씬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고소.고발 사건의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을 그대로 녹음.녹화하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시비도 불식시키는 효과까지 거둘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각계 인사로 구성된 `수사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녹음녹화제 도입의 효과와 문제점 등을 총제적으로 논의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고소.고발의 남발 방지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