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관통하는 미스터리사진작가 진(캐서린 매코맥)은 백년전 벌어진 살인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외딴섬 스머티노즈를 방문한다.
취재겸 휴가를 즐길 참으로 개인보트에 몸을 실은 이 여행에는 남편 토마스(숀 펜) 그리고 시동생 리치(사라 폴리)와 그의 애인 애덜라인(엘리자베스 헐리)이 함께 한다.
살인사건의 전모를 조사하던 진은 두명의 여자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되어 사형된 이방인 루이스 와그너가 과연 진범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진은 과거의 자료들을 뒤적이며 살인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고 점점 유일한 생존자인 마렌의 진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1873년 미국 메인주의 외딴섬 스머티노즈에서 노르웨이 이민자인 아넷과 카렌이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유일한 생존자는 소심한 성격의 유부녀 마렌. 그녀는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물렀던 독일계 이방인 루이스 와그너를 살인자로 지목한다.
이 불쌍한 인간은 얼마 후 사형선고를 받고 교수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와그너가 살인자였을까? 정황을 미루어볼 때 혹 마렌이 범인은 아니었을까? 만약 마렌이 살인자라면 그녀는 왜 무고한 두 여인을 살해했을까?
사건속으로 깊이 빠져들수록 동행한 남편과 애덜라인간의 관계마저 의심하기 시작한다.
살인사건의 비극도 근친간의 불륜에서 비롯됐음을 암시하는대목이다. 영화는 후반부를 치달으면서 진이 마렌에게 심각하게 동일화되고 있는지, 그리고 진이 왜 마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혹을 품게 한다.
'폭풍속으로''스트레인지 데이즈'에서 여성감독 답지 않은 선굵은 연출력을 선보인 캐서린 비글로 감독의 신작 '웨이트 오브 워터'(The Weight of Water)는 아니타의 동명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백년전 벌어진 미스터리한 살인극에 의혹을 품은 한 사진작가가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려다 점점 사건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여인의 이상심리를 다루고 있다.
사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라는 대립구조를 솜씨좋게 교직해낸 소설의 재미가 영상에 그려졌다. 미세한 심리변화를 놓치면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영화다.
박연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