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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내년 은행 M&A 큰장 선다" 벌써 10~50개 후보 거론

"금융개혁에 영업기반 축소 생존위한 합병 늘어날 것"<br>중간규모 은행 주타깃속<br>대형銀들 본격 가세땐 90년대이후 최대빅뱅 예상



미국 은행업계에 한바탕 인수합병(M&A) 바람이 몰아칠 조짐이다. 지난주 나온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의 지역은행인 핸콕이 15억달러에 120년 이상의 유서 깊은 휘트니은행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월가는 내년 봇물을 이룰 은행 M&A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에서는 많은 은행이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7,000여 개의 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FJ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마틴 프리드만 CEO는 "부동산 침체기를 겪은 후인 90년대 중반처럼 은행 M&A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4년에는 500개 이상의 은행이 합병을 했었다. ◇12월 은행 M&A 2년내 최대= 금융정보제공업체인 SNP 파이낸셜에 따르면 12월 들어 은행 M&A 규모는 8건에 62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월간 M&A규모로는 최근 2년새 가장 컸으며 올들어 11월까지 진행된 것을 합친 것 보다도 많았다. 핸콕과 휘트니의 합병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캐나다 2위 은행인 몬트리올은행이 재정난에 처한 미국 위스콘신주 소재 지역은행 마셜 앤 일슬리를 41억 달러에 인수키로 하면서 주목을 끈 바 있다. 같은 캐나다은행인 토론토 도미니언은 은행은 아니지만, 금융업체인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을 63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들 캐나다 은행들은 M&A를 통해 미국내 영업기반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메사추세츠의 버크셔 힐스 뱅콥은 지역경쟁업체인 리거시 뱅콥을 1억1,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또 한인은행인 나라은행과 중앙은행도 이달 중순 합병을 발표했다. 이들은 각각 자산규모 30억 달러와 22억 달러로 합병을 통해 최대 한인은행으로 재 탄생하게 된다. KBW의 크리스토퍼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동안 주춤했던 은행들의 인수합병이 향후 12~18개월 내로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존 위한 불가피한 선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핸콕과 휘트니의 합병소식을 전하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금융개혁으로 인해 은행의 영업기반은 줄어들고, 미국의 가계가 소비보다 빚 갚기에 나서고 있어 대출을 늘리기도 어려운 만큼, 생존을 위한 합병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이 같은 압박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이나, 한두 개 점포를 가지고 소수의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작은 은행보다 중간규모의 은행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핸콕과 휘트니의 경우, 합병을 통해 자산 200억 달러와 멕시코만 일대 5개 주에 305개의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마이클 아카리 핸콕은행 CFO는 "합병으로 인해 앞으로 2년 동안 전체 비용의 18%에 해당하는 1억3,4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택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많은 은행들이 한계선상에 내몰려 있다는 점도 M&A 활성화의 요인이다. 캐나다 은행에 넘어간 마셜 앤 일슬리은행도 17억 달러의 정부 구제금융(TARF)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프레드 캐넌 KBW 애널리스트는 "많은 중소은행들이 전략적 합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은행들에 투자한 에쿼티 펀드들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은행 움직일까"촉각= 투자회사들은 M&A가 은행주의 주가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인수합병 대상 은행들을 추출하고, 예상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마틴 프리드만은 "많은 중소은행들이 장부가 이하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건실화되고, 부동산가격이 회복할 경우 상당한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제공사이트 등에는 이미 10~50개에 달하는 M&A 후보 은행들이 나와있다. 반대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피츠버그의 PNC, 미국 5위 은행 US뱅코프, 노스캐롤라이나의 BB&T 등이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꼽았다. 대형은행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도 큰 관심사다. JP모건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웰스파고 등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현재는 많은 현금을 보유한 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 대형은행들이 M&A시장에 본격 가세할 경우 그야 말로 은행업계의 빅뱅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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